28일 한형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CJ그룹의 2019년 하반기 실적 및 신용등급방향성 검토'를 주제로 한 E세미나에서 "CJ제일제당, CJ CGV, CJ대한통운은 지속적인 M&A로 영업권이 증가했다"면서 "영업권이 인수사(피인수기업) 실적에 따라 연동되는 만큼 나이스신용평가는 분기별로 영업권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업권이란 M&A로 회사를 품을 때 기존 주주에게 공정가치(FV) 이상으로 지불한 웃돈이다.
CJ제일제당, CJ CGV, CJ대한통운은 영업권 손상검사 시, 사용가치(Value in use)로 회수가능액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용가치는 미래현금흐름을 할인(DCF)하기 위해 △매출 성장률 △이익률 △영구성장률 △세전할인율 등을 활용한다.
주가와 같은 공정가치(FV)가 반영되지 않기에 앞으로의 전망이 손상 검사 시 주요 변수다.
인수한 계열사의 성장 전망이 밝지 않다면, 영업권 손상 폭은 커진다. 영업권은 미래전망이 녹아져 있기에 1년간 실적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영구적인 기대가치가 반영된다. 즉, 큰 폭의 실적 악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의미다.
CJ CGV 터키 입구 전경. 출처/CJ CGV
CJ CGV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CJ CGV는 터키 최대 영화 사업자 마르스(MARS)를 인수했는데, 터키의 리라화 가치가 크게 줄어들며 파생상품평가손실과 영업권 손상이 모두 잡혔다.
CJ CGV는 2018년 리라화 약세로 1218억원의 영업권 손상과 TRS(총수익스와프)에 따른 파생상품평가손실로 1775억원을 잡았다. 영업권이 없었다면 손실은 60%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매출 감소, 이익의 질 저하 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 CJ CGV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2중으로 타격이 올 수도 있음을 함의한다. 특히 CJ그룹은 2010년 '2020년 Great CJ 비전'을 발표한 이후 식품, 생명공학, 신유통부문을 중심으로 국내외 다수의 M&A가 있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국내외 계열사만 249개다. 그렇기에 지난해 말 기준 CJ제일제당의 영업권은 2조 493억원에 달한다.
이 중 지난해 말 현재 코로나19의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미국, 일본, 영국, 스페인, 독일 등의 계열사만 43 곳이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슈완스 그룹의 계열사가 21개사에 달하는데, 슈완스 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 1862억원, 당기순이익 828억원을 냈다. 슈완스의 매출액 이익률은 3.7%다. 이는 영업권 손상검토 시 가정한 9.6%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슈완스의 영업이익률은 4.4%로 2016~2018년 슈완스의 평균 영업이익률 8.1%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계감사를 주로 하는 회계사는 "올해 대부분 회사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을 것이 예상돼 영업권을 제외한 무형자산, 건물의 손상차손이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영업권이 손상될 경우, 기업의 실적은 영업권이 없을 때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영업권 손상 시 사용되는 주요가정.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