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가 걱정인 금호석유화학…캐시카우 흔들리나
'영업익 30%' 열병합 사업 수익 감소 전망
공개 2020-04-29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0: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를 유발할 만큼 무섭게 몰아치고 있는 코로나19가 금호석유화학 ‘캐시카우’인 열병합 발전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가격 반영에 약 4~5개월이 걸리므로, 금융투자업계는 2분기 이후부터 코로나 여파가 점차 드러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석유(011780)화학 열병합 발전사업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958억원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 전체 영업이익의 32%에 이르는 규모다. 5년 평균(2015~2019)으로 시야를 넓혀도 열병합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40% 가까이 된다. 반면 열병합 사업 매출 규모는 전체의 10% 이하에 불과하다. 이른바 ‘캐시카우(Cash Cow)’ 사업인 셈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열병합 사업 수익 상당액은 전력 판매에서 비롯된다. 본업인 합성고무 등을 제작하려면 증기(Steam)가 필요한데, 증기 생산과정에서 전기가 동시 생성되기 때문이다. 즉, 금호석유화학은 열병합이라는 부가사업으로 짭짤한 수익과 본업 실적 변동성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셈이다.
 
금호피앤비화학 여수공장 야경.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열병합 사업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전력사업 정산 구조 등에서 비롯된다. 금호석유화학과 같은 민간 발전사업자들은 현행 전기사업법 등에 따라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도매전력시장에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전력사업 수익성이 전력거래소가 제시한 수익모델에 좌우된다는 의미다. 전력가격 결정 요인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원가 등에 따라 등락하는 변동비인 ‘계통한계가격(SMP)’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SMP는 전력거래소의 일일 1시간 단위 수요예측을 통해 결정되며, 이때 SMP는 그 당시의 가장 비싼 발전비용으로 결정된다. 통상 액화석유가스(LNG) 발전단가가 가장 비싸므로, SMP는 LNG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SMP의 95% 이상이 LNG로 결정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가장 저렴한 발전원중 하나인 유연탄(석탄) 등을 이용해 발전기를 돌린다. 전력거래소 규정 등에 따라, 중앙급전형 유연탄 발전기는 관련 규정에 따라 일부 SMP에 1 이하의 정산조정계수를 적용받지만, 그래도 LNG와의 가격차이가 상당하므로 결과적으로 상당한 수익을 보게 된다. 게다가 전력거래소는 원가가 저렴한 전기부터 매입한다. 구매율도 높은 셈이다.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이 주목되는 이유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열병합 사업 수익성 감소가 예측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요 위축과 선물 상품 만기연장(롤오버) 등의 문제가 맞물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이 사상 최초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도 있다.
 
수요 문제로 유가가 하락하면 결국 LNG가격도 낮아진다. LNG가격이 낮아지면 SMP 단가도 하락해 결과적으로 SMP-유연탄 가격 차이가 줄어들게 된다. 금호석유화학 입장에서 보전 받는 수익성이 감소하는 셈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여름 즈음부터 LNG 가격이 석탄보다 저렴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LNG 가격은 약 4~5개월 이후에 SMP에 반영된다. 즉, LNG 가격 하락세는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이후 실적에 지속 반영될 수 있는 셈이다.
 
한 정유·화학 업종 애널리스트는 “저유가 기조 지속으로 SMP가 줄어들어 금호석유화학 열병합 사업의 2분기 이후 실적이 빠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절대적인 영업이익률이 워낙 높다 보니 수익성 자체는 여전히 견고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다른 정유·화학 업종 애널리스트도 “발전사업 중에는 유가 영향을 크게 받는 것과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이 있는데 금호석유화학은 후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라며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줄어들겠지만, 워낙 마진율이 높다 보니 영업이익이 크게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열병합 사업은 본래부터 수익변동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열병합 사업 등에서 창출한 현금흐름을 이용해 차입금을 상환하며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483억원에 이르렀고, 동 기간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29.2%포인트 감소한 77.8%를 기록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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