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한진중공업(097230)이 매물로 나온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회복된 실적과 올해 말로 끝나는 채권단 공동관리 기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채권단은 올해 내로 한진중공업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채권금융기관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는 출자전환주식에 대해 공동매각(M&A)을 추진하기로 21일 공시했다.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는 한진중공업 지분을 지난해 말 기준 △산업은행 16.14% △우리은행 10.84% △농협은행 10.14% △하나은행 8.90% △국민은행 7.09% △수출입은행 6.86% 등이 가지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실적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지난해 5월 채권단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1년 만의 매각 결정이다. 한진중공업은 2010년대 초중반 꾸준히 적자를 냈다. 2016년 5월 누적된 실적 부진으로 채권단과 경영정상화계획에 관한 약정(MOU)을체결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은 이어졌다. 2018년 한진중공업은 종속회사인 수비크조선소의 부실이 커지며 1조 3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경영정상화 계획은 연장됐으나, 한진중공업의 실적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5월10일 30년간 한진중공업 사주로 있던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홀딩스(003480)회장은 한진중공업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대주주였던 조남호 회장과 한진중공업 홀딩스가 보유한 주식 전량은 무상감자됐고, 채권단 손으로 한진중공업은 넘어갔다.
채권단으로 넘어간 이후 한진중공업은 턴어라운드했다. 조선과 건설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영업이익 770억원, 당기순이익 3062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한진중공업 정상화와 더불어 채권단의 경영정상화계획 이행 약정 기간이 올해 말로 종료됨에 따라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에서는 이번 한진중공업 매각 결정에 대해 "예상했던 매물이 나왔다"면서 "지난해 한진중공업의 경영 정상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며 모두들 언제 나오는지만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