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위니아딤채(071460)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과중한 차입금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주력 상품인 김치냉장고의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우려감이 더해지는 가운데 단기차입금 비중이 커지면서 유동성 우려도 예상되고 있다.
20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니아딤채는 지난해 매출 7505억원,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전문점 증가에 따른 유통채널 확보,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수요 증가와 스탠드형 제품 판매 호조 등으로 김치냉장고 딤채의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계열사 위니아대우의 위탁상품 판매, 각각 보유한 유통·판매망 공유, 연구개발 조직 통합 등의 비용절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차입금 부담은 여전하다. 위니아딤채는 2018년 영업손실 12억원, 당기순손실 134억원 등 부진한 수익성을 기록한 상황에서 태국법인 투자, 종속회사 위니아에이드 자금 대여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는 3969억원, 부채비율은 528%를 기록했다.
이에 위니아딤채는 자사가 보유한 계열사 대유에이피 지분 전량을 팔아 63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고정자산을 유동자산으로 전환하는 등 재무건정성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여기에 4분기 호실적까지 겹치며 지난해 연결 기준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522억원으로 2018년 대비 139.4% 증가하며 부채비율을 294.3%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단기성 차입금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16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2015년에는 단기성 차입금이 75억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 영업이익이 78억원으로 줄어들자 단기성 차입금은 29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2017년 영업이익 91억원, 2018년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고 단기성 차입금은 각각 336억원, 483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단기성 차입금이 833억원까지 올랐다.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70.6%에 달했다.
지난 2월에는 운영자금 확보를 이유로 단기차입금 130억원 증가를 결정해 기업어음(CP), 금융기관 차입, 당좌차월한도, 금융기관외의 자로부터 차입, 사모사채(만기 1년 이하)의 합계는 864억2020만원이다. 1분기 부채비율은 다시 3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다각화, 설비 이전 등 대규모 투자는 일단락됐지만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한 해외법인 투자와 위니아에이드 추가 지분 매입과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종합가전 진출로 인한 운전자금 증가 등으로 차입 부담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위니아딤채의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54억원이다. 올해 실적이 부진할 경우 당장 유동성 위험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가전 수요 위축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유력하다. 위니아딤채는 현재 임원 급여 반납, 직원 무급휴직 등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김치냉장고 외의 제품들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더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결국 지난해 약 4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김치냉장고 판매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위니아딤채의 작년 별도 기준 매출에서 김치냉장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55.8%로 높고 김치냉장고의 연간 판매수량의 약 55%가 김장 시즌인 9~12월에 판매되기 때문에 하반기 판매 실적에 따라 차입금 관리가 가능한 측면이 있다.
강동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도 계절성에 따른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2분기까지 차입금이 증가하겠지만 올해 연말 기준 재무안정성은 전년 대비 개선돼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내수 중심인 김치냉장고 시장의 규모 한계와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대기업 제품과의 경쟁 심화라는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침체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현재 진정세를 보인다고 해도 내수 비중이 높은 유통업의 회복 시기를 올해 3분기 이후로 예상했다.
최원영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향후 김치냉장고 시장의 경쟁 강도와 수요 환경, 프리미엄 제품군의 경쟁력 제고 여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올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가전 수요 위축과 공급망 교란이 영업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