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이번 인수로
KB금융(105560)지주는 '아픈손가락'이었던 생명보험부문을 어느 정도 해결할 전망이다.
푸르덴셜 생명. 출처/뉴스토마토
KB금융 이사회는 10일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과 자회사 편입승인 안건을 결의하고 푸르덴셜생명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전 초반부터 강력한 인수의사를 표명한 결과, 최종 승자가 됐다.
KB금융지주는 △2014년 KB캐피탈 △2015년 KB손해보험 △2016년 KB증권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뤄 낸 바 있다. KB금융지주는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은행 및 비은행을 아우르는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
KB금융은 소위 '락-박스(Locked-box)'라 불리는 방식으로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다. 특정 시점(2019년 말)을 기준으로 결정한 기업가치평가액을 바탕으로 매매대금을 미리 정하고, 그 이후 기업가치의 변화가 있더라도 매매대금을 조정하지 않는 거래구조다. 즉, 2020년 1월1일 이후 푸르덴셜생명의 기업가치 변화, 경영 위험 등은 전적으로 인수인이 부담하는 셈이다.
다만, 최종인수금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기초 매매대금 2조2650억원과 거래종결일까지 이자로서 합의한 750억원까지는 확정됐지만, 푸르덴셜생명의 사외유출액 등이 반영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KB생명의 사세확장과 내실다지기에 모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KB생명의 자산규모는 약 9조8000억원인데, 푸르덴셜생명은 이보다 2배 이상 21조원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14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생명보험업계 최고의 지급여력비율(RBC), 안정적 이익 창출력, 업계 최고수준의 우수설계사 등 전반적인 펀더멘털이 우수하다.
기존의 KB생명은 생명보험업계에서 맥을 못췄다. 생명보험과 관련한 각종 지표에서 KB생명은 대부분 하위권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명보험사 기준 KB생명의 수입보험료(일반계정 기준), 보험영업수익, 당기순이익은 모두 19위다.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6위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KB금융의 '아픈손가락'을 해결해 줄 전망이다.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KB생명 아래 DGB생명, 하나생명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KB생명 자체의 문제만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의 힘이 생명보험업 특유의 계약 구조·영업 환경에서 제대로 발휘되기 힘들다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에도 신 지급여력제도가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임에 따라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보유한 생보사의 경우 지금보다 기업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최고의 자본적정성과 우수 인력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과 KB금융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3500여만명 고객에게 든든한 우산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