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준영 기자]
롯데리츠(330590) 주가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자산 편입이 언제쯤 이뤄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롯데리츠는 80곳이 넘는
롯데쇼핑(023530) 점포를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은 데다 추가로 자산을 편입한다 하더라도 롯데리츠 기업가치가 오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많다.
지난해 10월 상장 이후 7100원까지 이르렀던 롯데리츠 주가는 올해 들어 20% 넘게 내렸다. 특히 롯데쇼핑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2월부터 롯데리츠 주가는 하향세를 그리며 한때 4500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롯데쇼핑 주주총회. 출처/롯데쇼핑
이 때문에 더 이상의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롯데리츠의 자산 편입 스케줄이 가시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리츠가 상장할 당시 가장 큰 매력으로 꼽혔던 점은 롯데쇼핑의 84곳 점포를 우선적으로 편입할 권리였다. 신한알파리츠 등 다른 리츠와 달리 롯데쇼핑의 우량한 자산을 입찰 경쟁 없이 순조롭게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결국 롯데리츠가 롯데쇼핑의 우량한 자산을 위주로 편입 계획을 발표해 투자자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것이 시급한 셈이다.
롯데리츠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 당시 롯데쇼핑의 점포 자산을 순차적으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라며 “점포자산이든 물류센터든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자산을 편입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리츠 주가의 향방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다소 싸늘하다. 롯데리츠가 담는 자산규모가 커진다고 하더라도 어떤 자산을 담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대체투자 분야 연구원은 “어떤 자산을 편입하는지가 중요하다”라며 “롯데쇼핑이 보유한 점포라고 하더라도 아울렛 등은 영업환경이 좋지 못한 편으로 우량한 자산이 아니라면 설령 편입 계획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롯데리츠) 주가는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한 롯데리츠가 추가로 자산을 편입해 규모를 키운다고 해서 반드시 기업가치가 오른다고 보기 힘들다는 시선도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1000억원짜리 마트를 700억원에 샀다면 나중에 300억원의 차익이 생기니 주주가치가 높아질 수 있겠지만 1000억원짜리를 1200억원에 산다면 200억원 손실이 나는 것”이라며 “규모의 이슈라기보다는 어떤 자산을 효율적으로 담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에 자산을 매각하는 데 얼마나 힘을 보탤 의사가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현재 롯데쇼핑은 점포 200곳을 폐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둔 상태다. 당장 영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점포를 솎아내는 작업에 바쁜 셈이다. 자산편입 과정이 복잡한 리츠 방식에 신경을 쓰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지난 27일 롯데쇼핑 주주총회를 마치고 롯데리츠 자산 편입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은 오픈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올해 안에는 계획이 있는지 물음에도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라며 자리를 피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