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조현아 연합이 오는 27일 예정된
한진칼(180640)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003490)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 임직원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이번 주총에서 행사 가능한 지분 기준으로 주주연합이 조 회장 진영보다 앞설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부사장 등이 속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주주연합)은 "조원태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인 대한항공 자가보험, 사우회 등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224만1629주(3.8%)에 대해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출처/뉴시스
대한항공 자가보험은 1984년 대한항공 임직원이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으로서 상호 부조 목적으로 회사가 금원을 출연해 설립됐다. 사우회 역시 임직원과 지역사회 주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설립된 단체로 설립 당시 회사가 기본 자금을 출자했다.
주주연합은 "자가보험과 사우회 모두 대한항공이 직접 자금을 출연한 단체로, 대한항공의 특정 보직 임직원이 임원을 담당하는 등 조 회장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체이므로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면서 "이들 단체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구성원 개개인의 실제 의사와는 관계없이, 한진칼 이사회에서 주주총회 안건을 정하기도 전에 조 대표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등 조 대표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할 것을 합의한 공동보유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은 조 대표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에 따른 대량보유변동보고시 합산해 보고해야함에도 조 회장은 대량보유변동보고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라며 "따라서 이들 단체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은 대량보유변동보고 위반으로 자본시장법령에 따라 의결권 행사가 금지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만약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번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진영은 지분 3.8%의 의결권 행사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조원태 회장 진영의 행사 가능한 지분은 33.45%로 줄어든다. 이는 주주연합 진영의 34.18%보다 적은 수준이다. 즉, 전세가 역전된다는 의미다.
조원태 회장 진영과 한진 정상화 주주연합의 지분비율. 집계/IB토마토
이에 대해 대한항공 자가보험은 안건에 대한 임직원 의견을 조사해 찬반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사내 인트라넷 임직원정보시스템에 '전자투표 시스템'을 만들고,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안건별 찬반 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대한항공 자가보험 측은 "대한항공 자가보험은 지난해부터 이와 같은 전자투표 시스템을 활용해 왔다"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