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SK네트웍스(001740)가 유류사업에서 철수하고 렌탈사업에 집중한다. 수익성이 낮았던 사업을 포기하고 소비자 대상 렌탈(BtoC Rental)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며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한편 치열한 경쟁구도와 투자 부담, 사업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불확실성을 키운다.
최근 SK네트웍스는 이사회를 열고 직영주유소를 포함한 유류 소매사업을 코람코자산신탁-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에 매각할 것을 결의했다. 매각가는 1조3221억원이다. 앞서 2017년 유류 도매사업을 SK에너지에 매각했기 때문에 SK네트웍스는 유류사업에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SK네트웍스 Most사업부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 출처/SK네트웍스
유류 소매사업은 판매 제품의 특성이 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상품이니 만큼, 매년 1조원가량의 안정적 매출을 내왔지만 유가 변동에 불확실성이 큰 데다가 알뜰주유소 등장 등 경쟁 심화로 수익성은 낮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네트웍스의 MOST(유류 소매)사업부는 902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차량·가전 중심의 렌탈 사업은 현재 SK네트웍스의 수익성을 책임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차량과 가전 렌탈을 성장 동력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 2016년 당시 동양매직(현 SK매직)을 6100억원에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AJ렌터카(현 SK렌터카)를 2958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기준 차량렌탈·경정비 사업을 진행하는 Car-life 사업 부문과 SK매직의 영업이익의 합은 2004억원으로 정보통신과 상사의 적자가 반영된 전체 영업이익 1205억원보다 많았다. Car-life의 경우 AJ렌터카 인수 전인 2018년 대비 매출액은 67%, 영업이익은 204.2%가 증가했다.
실제
SK렌터카(068400)는 지난해 전년 대비 90.2% 증가한 41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AJ렌터카 인수로 인한 상품(중고차) 매각단가 개선 및 영업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였다. SK매직은 렌탈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1년 전보다 58.1% 늘어난 7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사업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유류사업의 완전한 철수로 그룹 내 주요 계열사와의 영업적 연계성이 약화되고 계열비중이 축소되는 가운데 높은 경쟁 강도와 투자 부담이 내재하는 차량·가전렌탈 등을 전략사업으로 하는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은 사업안정성을 일부 약화시킬 것으로 판단했다.
김태헌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유류 소매사업 매각에 이어 추가적인 사업포트폴리오 변화 및 그에 따른 그룹 내 위상, 사업안정성 변화는 SK네트웍스의 신용도 관점에서 중요한 모니터링 요인이다”라고 분석했다.
자동차·SK매직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 출처/SK네트웍스
렌탈 사업이 주목받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과도한 점유율 경쟁이 벌어질 경우 산업 전체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렌터카 시장은 롯데렌터카가 오랜 기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통합법인 출범으로 롯데렌터카와 SK렌터카 양강 체제가 됐지만 과거 SK네트웍스의 공격적인 양적 성장 전략으로 인해 렌터카 산업 전반적인 수익성 하락을 보였다.
SK매직은 가전렌탈 2위이지만 1위와의 격차가 크다. 업계 1위
코웨이(021240)는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말 렌탈 계정 수는 779만개다. 같은 기간 SK매직의 렌탈 계정 수는 180만개로 차이가 압도적이다.
쿠쿠홈시스(284740), 청호나이스, 교원웰스 등의 2위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가스레인지, 전기오븐, 전자레인지,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을 판매하는 SK매직의 가전사업 부문이 성숙도에 접어든 시장 상황과 대형 가전 업체의 주방가전 분야 진출로 인한 영향으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고 있어 가전 렌탈 부문의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관련 SK네트웍스 측은 시장 지위 향상을 위한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차량 렌탈의 경우 IT기술력을 갖고 있는 SK렌터카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렌트카 사업을 시작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AJ렌트카의 강점을 활용하고 가전 렌탈은 기술 연구와 디자인 개발에 집중에 소비자를 끌어당길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확보하면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