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진 코로나19발 불황…S-Oil, 올해도 가시밭길
정제마진 약세에 적자 기록한 정유
코로나19로 수익성 회복 멀어져
공개 2020-03-10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17:4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중국의 공급 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약세가 지속되면서 S-Oil(010950)(에쓰오일)의 정유 사업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침체로 정제마진과 국제유가 모두 타격을 받으며 올해 수익성 전망마저 흐려지고 있다.
 
지난해 에쓰오일의 정유부문 매출액은 19조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53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4분기 실적이 문제였다. 3분기 누적 54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4분기에만 7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실적을 적자로 돌려세웠다.
 
S-Oil 사업부문별 실적. 출처/S-Oil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정제마진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 수익에서 원유 수입비용, 설비 운영비 및 제품 운반비 등의 비용을 차감한 것으로 정유업체 실적의 척도 역할을 한다.
 
지난해 4분기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1배럴 당 0.2달러다. 3분기 평균 3.9달러에서 급락했다. 작년 12월 평균은 1배럴당 -0.2달러였다.
 
에쓰오일 측은 올해 IMO 2020(황산화물 함유량 규제조치) 시행 및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인한 수요 성장이 신규 설비 증설 규모를 넘어서면서 정제마진이 개선, 정유 부문의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 발생으로 정제마진은 하락세다. 2월부터 시작된 중국 및 아시아 정유설비 감산과 미국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엑슨모빌 정유공장 화재로 공급이 감소했음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세계 최대 정유시장인 중국의 석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제마진은 다시 저점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1월 둘째주 1배럴당 0.2달러였던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꾸준히 올라 2월 둘째주 4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2월 넷째주 2.3달러까지 하락했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1배럴당 4~5달러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 우려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재고평가이익에 부정적이다. 정유사는 통상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해 가공한 후 판매하는 데 원유를 구매한 시점보다 판매하는 시점에 유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지난해 평균 두바이유는 1배럴당 67.3달러, 브렌트유는 55.7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7.3%, 22.7% 올랐으며 에쓰오일은 이를 바탕으로 460억원의 재고평가이익을 거뒀다.
 
지난 2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1배럴당 55.1달러로 전월 대비 13.6%가, 브렌트유는 55.7달러로 12.4% 내려갔다. 3월 들어 석유수출기구(OPEC)가 가격 하락에 따른 공급 조절을 위해 추가 감산에 합의했음에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지 못하며 두바이유는 5일 기준 1배럴당 49.72달러로 전일 대비 1.5% 내려가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과 정제마진의 약세를 반영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930억원에서 영업손실 1140억원으로 하향했다”라고 설명했다.
 
2019년 분기별 싱가포르 정제마진. 출처/S-Oil
 
에쓰오일은 이달부터 시행되는 IMO 2020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IMO 2020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 1월1일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다. 이달부터는 탈황장치 스크러버를 설치하지 않는 선박의 고유황연료유(HSFO) 운송자체를 금지하는 캐리지 밴이 시행된다.
 
이에 저유황연료유(LSFO)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박회사들이 배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 교체보다 저유황연료유 사용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2018년 11월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가동을 통해 과거 12% 수준이던 고유황 중질유 비중을 4% 이하로 줄였으며 추가적으로 중질유수첨탈황 공정개선을 통해 고유황유를 고부가가치인 저유황연료유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부터 고유황연료유를 판매하지 않고 저유황연료유 판매에 집중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고유황연료유보다 저유황연료유가 가격이 비싸게 판매되기 때문에 IMO 2020 시행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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