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한국제지(002300)가 백판지 제조업체 3위
세하(027970)를 품는다. 한국제지는 지난해 원창포장공업을 인수한데 이어 세하까지 인수해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연합자산관리 (이하 유암코)와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세하 매각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제지를 선정했다. 본 계약은 3월 중순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 자산은 유암코가 보유한 세하의 지분 71.64%(2118만47주)와 503억원 규모의 채권이다. 지분은 구주매각 방식이고, 채권은 전액 승계 혹은 직접 인수 등 거래 방식의 제한은 없으나 매도자에게 현금 상환이 이뤄져야 한다.
세하 개요.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앞서 세하 매각 본입찰에 한국제지,
신대양제지(016590),
한창제지(009460), 범창페이퍼월드 등 다수 원매자가 참여했다.
영풍제지(006740)-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불참했다. 한국제지는 딜 초반부터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현한 끝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인수전은 본입찰 마감 이후 우선협상자 선정까지 꽤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세하의 호실적, 우호적인 제지 업황, 경쟁업체 이탈, 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원매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제지는 세하를 인수하며,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국제지는 복사용지 'Milk' 브랜드를 바탕으로 복사용지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인쇄용지 수요가 꾸준히 감소했고, 그 가운데 펄프 가격은 오르며 채산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을 7159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을 203억원 내기도 했다.
한국제지는 지난해 원창포장공업을 인수한데 이어 세하까지 인수, 산업용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세하는 현재 백판지 시장에서 13%가량 시장점유율(M/S)로
한솔제지(213500),
깨끗한나라(004540)에 이어 업계 3위다. 백판지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3조원으로 한솔제지와 깨끗한나라, 세하, 신풍제지, 한창제지 등 5개사가 9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용지 업계는 중국 정부가 폐골판지와 폐신문 등 폐지 수입을 제한하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세하는 매출액 1776억원, 영업이익 142억원, 당기순이익 98억원을 냈는데 이는 2018년 보다 각각 0.2%, 41.7%, 84.7% 증가한 수치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