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준영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악화가 가속화된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OLED 사업 위주로 탈출 전략을 짜고 있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 모양새다.
11일 나이스신용평가는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낮춰 잡고 등급전망은 부정적(Negative)를 유지했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주요 요인으로는 주력인 LCDTV패널 사업에서 LG디스플레이의 수익 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는 데다 신사업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에서는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패널 사업을 주요 사업부문으로 삼고 있는데 최근 중국 BOE 등 주요 디스플레이 회사들이 ‘저가 공세’에 속도를 내고 있어 수익 창출력이 약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BOE, CSOT, 티안마 등 중국 회사들은 적극적인 정부 정책에 힘입어 강력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BOE는 2019년 LCDTV 패널 출하량 점유율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LG디스플레이의 지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사옥. 출처/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LCD 업황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중소형 및 대형 OLED 위주로 탈출 전략을 짜고 있지만 OLED 사업이 LCD 부문의 손실을 메울 정도로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OLED 사업에서 신규 수익기반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아직까지 총매출 중 OLED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OLED 수요 확대 및 매출 증가를 통한 LCD 부문의 매출 감소분을 충당하는 데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재무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LG디스플레이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1조3590억원, 당기순손실 2조8720억원을 봤다. 중소형 OLED 생산시설과 관련한 손상차손이 약 1조4000억원, OLED 조명 관련 손상차손이 2000억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2017년부터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이에 따른 영업손실이 발생한 점이 수익성 저하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사업 부문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만큼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OLED 관련 투자를 중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066570)를 강력한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시장)으로 두고 있는데 LG전자가 강력한 시장 지위를 지니는 LCDTV는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들의 공세가 거세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LG전자의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
결국 LG디스플레이로서는 LG전자 외에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해 OLED 공급량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이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업종 특성상 기술력 상승 및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 부담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당분간 잉여현금흐름 창출을 통해 차입금을 줄이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