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동부건설(005960)이 수주 경쟁력과 능력을 회복하며 회생절차 종료 이후 양호한 외형성장과 수익성을 기록 중이다. 올해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분양가상한제 등 부동산 규제정책의 영향을 얼마나 받는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1554억원, 영업이익 5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8.6%, 72% 증가한 것이다. 특히 회생절차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동부건설이 지난해 수주한 대구광역시 달서구 두류동 공동주택 공사 조감도. 출처/동부건설
지난 2014년 매출은 8929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은 1567억원에 달했던 동부건설은 결국 2015년 1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15년 매출은 6982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적자는 356억원으로 손실폭을 줄였고 회생절차가 종결된 2016년에는 매출 5855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7년 영업이익 7015억원, 영업이익 256억원, 2018년 매출 8982억원, 영업이익 318억원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단기간에 매출 1조원을 회복한 이유는 수주다. 과거부터 갖고 있던 도로·철도 등 대규모 토목공사 및 그룹사(동부그룹) 플랜트 시공 경험과 주택브랜드 센트레빌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회생절차 이후 신규 수주를 늘렸다.
주택의 경우 자체사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사업 안정성이 큰 정비 사업에 집중했으며 대형건설사는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는 소규모 재건축 사업에 집중하며 성과를 냈다.
실제 신규수주는 2015년 2286억원, 2016년 4961억원에 그쳤는데 2017년 1조7808억원, 2018년 1조4925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는 1조1902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2016년 1조3195억원에 불구했던 수주잔고량은 2019년 9월 말 3조4091억원까지 증가하며 중장기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
주택·민간·지방 비중 증가로 변동성 커져
다만 건축(주택)과 민간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연결 기준 동부건설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17년 건축 42.7%, 토목 37.5%였던 비중이 2018년 건축 54.8%, 토목 31.4%, 2019년 9월 말 건축 61.1%, 토목 27.2%로 변화했다.
2017년 25.2%에 불과했던 민간사업 비중도 2018년 37.6%, 2019년 9월 말 49.7%로 늘어났다.
건설부문 매출실적 현황.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통상적으로 토목과 공공사업은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되는 대신에 수익성은 낮다. 이 비중이 줄어든다는 것은 실적 변동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주택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요즘 시기에는 우려가 될 수 있다.
또한 동부건설의 민간 주택부문 지역별 수주잔량을 보면 지방이 61.7%, 인천·경기가 27.9%, 서울 10.4%다. 지방은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주택 경기 침체가 심한 상황으로 미분양 등의 변수가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7797가구로 이중 지방 미분양 주택은 4만1595가구로 87.1%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회생절차 개시 이전 대비 수주잔고의 질적 측면이 저하됐다”라며 “전반적인 주택 경기 침체기에는 지방시장 변동성이 서울 및 수도권 대비 크게 나타나는 만큼, 향후 분양 성과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안전장치 충분…문제는 분양가상한제
동부건설은 실적 변동성과 관련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선별수주를 진행하고 도급·개발신탁·정비사업 등 다양화된 사업 형태를 바탕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응하고 있다.
진행 중인 민간분양사업 현황을 보면 우선 실적 변동성 발생 가능성이 적다. 광주광역시 우산동 주상복합, 대구광역시 범어 현대빌라 재건축 정비사업, 경기도 과천 12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인천광역시 주안 7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울산광역시 사이언스빌리지 등은 100% 분양이 완료됐으며 분양률 53.8%에 그친 전라남도 남악신도시 개발신탁사업과 83%의 분양률을 기록한 경기도 동두천 생연동 공동주택사업은 개발신탁 방식이기 때문에 미분양으로 인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
올해 분양 예정인 민간주택 사업을 살펴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충청남도 당진수청 1지구 1BL사업은 1204가구를 일반분양하는 대규모 사업이지만 역시 개발신탁으로 참여, 미분양 부담이 없다. 영등포2가 439주택 재건축과 역촌1구역 재건축, 방배동 신성빌라 재건축은 서울 지역 정비 사업이기 때문에 100% 분양이 예상된다.
부산 해운대 삼성콘도맨션 재건축 사업의 경우 부산 해운대 지역 재건축 분양시장이 인기인 데다가 일반 분양 세대수가 151가구로 많지 않아 분양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유일한 자체 사업인 대구광역시 두류동 아파트 사업은 대구시 청사 이전 호재로 인해 사업 성공 확률이 높다.
문제는 분양가 상한제다. 정부가 토지 가격에 기본 건축비 등을 적용, 건설사나 시행사가 분양가를 부풀려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적용하면서 건설사의 분양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동부건설의 분양 예정 지방 민간사업 중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는 곳은 없지만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규제 풍선효과로 광역시를 중심으로 시장이 과열되면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의 확대가 예상된다. 동부건설의 자체사업 지역인 대구광역시의 경우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중구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되자 비 규제지역인 달서구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어 추가로 투기과열지구에 지정,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을 가능성도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주택 사업 수주에서 지방 비중이 늘었지만 부산, 대구 등 대부분 사업성이 있는 지역이라 미분양에 대한 걱정은 없다”라며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분양가 상한제로 더 확대될 경우 분양가를 어떻게 책정하는가가 관건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