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태호 기자] 1세대 음원서비스로 유명한
소리바다(053110)가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에 따른 자본잠식 및 관리종목 편입 우려가 여전해 발 빠른 수익성 개선과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소리바다는 8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완료 받았다.
중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투자금액은 소리바다의 신성장 사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도 “소리바다의 신사업이 잠재력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기업 인지도도 높다 보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본래 소리바다는 아산 소재 골프장을 본사로 등록한 경영컨설팅 회사 제이메이슨으로부터 유상증자 대금 200억원을 납입 받기로 했다. 제이메이슨은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보유 중인 소리바다 주식 전량을 담보로 잡히고 대출을 받았지만, 실적 악화와 기타 자산운용사의 잇따른 전환청구 행사 등으로 주가가 급락해 결국 유상증자는 수포로 돌아갔다.
전체 자금조달 규모는 줄었지만, 일단은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리바다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자본금은 318억원이지만, 자본총계는 그보다 적은 287억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3분기까지 64억원의 지배기업 당기순이익 적자가 발생한 만큼, 자본잠식 탈출은 요원한 상황이었다.
추가 자본 확충이 없다고 가정하고, 과거 실적을 감안하면 소리바다에게는 대략 1년의 시간이 주어지게 된 상황이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적자행진이 지속될 경우, 빠르면 올해 하반기 이후로부터 재차 자본잠식에 들어갈 수도 있다. 소리바다의 지난해 반기 연결 기준 당기손실은 30억원이었다.
더불어 소리바다는 올해도 별도 기준 영업이익 적자를 낼 경우 관리종목에 편입되게 된다. 현재 3년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소리바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57억원을 기록했다. 즉, 관리종목 편입 흐름을 끊으려면 4분기 영업이익만 57억원 이상이 나와야 한다.
소리바다 웹 화면 등. 사진/소리바다
발 빠른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소리바다는 국내 1세대 음원서비스업체로 유명하지만, 인지도 대비 실적은 좋지 않다.
연결 기준 총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음원사업에서 기를 못 펴는 형국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표본조사에 따르면, 소리바다의 음악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시장점유율은 2017년 5.1%에서 2018년 3.8%로 감소했다. 그 여파로 소리바다의 음원콘텐츠부문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45억원을 기록했다.
추가적인 매출 감소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소리바다는 지난해 9월 연결 매출 24%에 이르는
삼성전자(005930)와의 삼성뮤직 위탁계약을 해지했다.
물론 소리바다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다각화에 주력해왔다. 현재 기독교음악(CCM), 수입차 판매대행, 화장품 등 뷰티사업, 게임제작, 벤처투자 및 투자자문, 언론 등 다양한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언론을 제외한 종속회사는 순손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패션사업 확장은 긍정적이다. 소리바다는 2017년도에 신발 브랜드 ‘스테어(STARE)’를 인수했다. 디자인·생산·유통 등 전 과정을 맡고 있다. 회사 측은 2019년 스테어 매출을 전년 대비 350% 증가한 약 3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소리바다 관계자는 “내년에는 아마존 판매 본격화 등을 통해 북미 시장에 월평균 2만~3만 켤레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라며 “이를 반영하면 매출은 2019년 대비 최소 2배 이상 향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