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브레인, 지배력 키우는 인적분할…"경영권 승계 쉽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로 지분 확보 용이
신설법인 주가 상승이 승계재원 활용
공개 2020-02-05 09:20:0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9:5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중견 반도체 기업 솔브레인(036830)의 지배구조가 전자 화학재료 사업 분할을 통해 한층 견고해지고 있다. 이에 경영권 승계 작업도 원활히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솔브레인은 자회사 관리와 신규 투자에 집중하는 지주사 솔브레인홀딩스(가칭)와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의 전자 화학재료를 제조·판매 사업에 주력하는 신설회사 솔브레인(가칭)으로 인적분할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업전문성 제고와 경영효율성 극대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지배구조 확립을 인적분할 목적으로 내세웠다. 이외에도 이번 인적분할이 추후 안정적 승계의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솔브레인의 최대주주는 지분 29.64%를 보유한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이다. 정 회장의 장남 정석호 이사가 지분 2.41%를, 딸인 정문주씨가 2.38%를 소유하고 있다. 관계회사인 머티리얼즈파크가 지분 2.05%를 보유하고 있는데 2018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분은 정석호 이사가 59.39%, 정문주 씨가 40.61%를 갖고 있다.
 
모든 주주들의 지분이 분할 비율대로 나눠지기 때문에 주주들이 갖는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다. 지주사는 피라미드형 지배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승계를 위해서는 솔브레인홀딩스 지분 확보를 신경 쓰면 된다.
 
공정거래법상 솔브레인홀딩스는 상장 자회사 솔브레인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보통 자사주가 분할되면서 신설회사의 자사주 소유가 지주사로 넘어가면서 보유지분이 된다.
 
솔브레인의 자기주식은 3.02%다. 분할 후 지주사인 솔브레인홀딩스는 자사주 3.02%와 신설회사인 솔브레인 지분 3.02%를 보유하게 되는데 17% 정도의 지분 확보가 더 필요하다. 이는 솔브레인홀딩스가 솔브레인의 주식을 출자 받고 신주를 발행해주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면 별다른 비용 없이 가능하다. 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3.46%에 달한다. 이 방법은 자녀들의 솔브레인홀딩스 지분 확보에도 용이하다.
 
솔브레인 측은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단순분할신설회사인 솔브레인 지분에 대해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현시점에서 유상증자의 규모 및 구체적인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더구나 신설회사인 솔브레인이 성장성이 큰 사업들을 갖고 있어 분할 후 주가 상승에 따라 승계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신설회사인 솔브레인은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의 전자 화학재료를 재조·판매 사업부와 중국에서 반도체 재료를 생산하는 솔브레인(시안)전자재료유한공사,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인산을 제조하는 솔브레인라사,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화학재료를 제조·판매하는 훽트와 파주2공장을 제외한 토지 및 건물자산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 관련 기계장치 전액을 가져간다.
 
솔브레인 실적 추이.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해 반도체·디스플레이의 업황이 그리 좋지 않았음에도 3분기 누적 개별 기준 매출액은 5993억원, 영업이익은 1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15.1% 늘어났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회복과 소재 국산화 효과로 인해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분할 비율에 따른 솔브레인홀딩스와 솔브레인의 매출액을 비교해보면 솔브레인홀딩스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32억원이고 솔브레인은 5975억원이다.
 
이와 관련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부와 리스크를 보유한 사업부를 분리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며 “분할 후 주가는 분할 비율이 낮으나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사업회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분할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지주사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증여나 상속을 할 때 분할 전 솔브레인 지분을 넘기는 것보다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예상된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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