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신성통상(005390)은 재무구조가 불안정하다. 차입금 비중이 과중하고 단기 상환 압박도 큰 편이다. 패션사업 부문의 성장에 따른 현금창출력 증가로 당장의 재무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실적을 책임지는 탑텐의 성장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으로 차입금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6월 말 결산법인인 신성통상의 2019년 9월 말 총차입금은 3964억원으로 차입금 의존도는 49%에 달했다. 이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은 2903억원으로 단기성 차입금 의존도는 38.5%다. 전체 차입금에서 단기성 차입금은 78.6%를 차지했다. 신성통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현금성자산 규모는 441억원으로 상환 부담이 존재한다.
재무적 융통성을 활용한 자금조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성 차입금에 대해 이미 토지 및 건물 등 유형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추가적인 담보 제공 가능 재산은 제한적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차입금과 관련 금융기관에 담보를 제공한 담보설정금은 1596억원이다.
차입금 및 재무비율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그동안 신성통상은 차입금 부담에 발목을 잡혀왔다. 2016년 회기(2015년 7월~2016년 6월) 대규모 투자와 자본지출로 인해 총차입금이 347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후 2017년과 2018년 3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지며 감소세를 보이다 2019년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차입금 의존도는 45% 이상을 기록 중이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지출한 금융비용은 630억원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 9549억원,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인 408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52억원에 그쳤다.
결국 차입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회사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며 현금창출력이 늘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신성통상은 탑텐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56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신성통상의 성장세는 눈에 띈다. 2019년 회기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유니클로 불매운동 효과가 발생하기 전임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늘어난 9549억원을, 영업이익은 110.3% 급증한 408억원을 냈다. 지난해 7~9월에는 경쟁업체인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효과를 보며 매출 2561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74.1% 늘어난 수치다.
사업부문별 매출구성 및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성장세는 패션사업이 이끌었다. 의류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SPA 브랜드 탑텐이 포함된 패션사업 부문의 2019년 7~9월 매출은 1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늘어났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2%를 차지했다. 반면 수출사업(OEM) 부문의 같은 기간 매출은 11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줄었다.
매출 성장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인해 현금창출능력 대비 차입금 부담 수준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지난해 7~9월 매출 증가로 인해 운전자금이 늘어나며 차입금은 3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었음에도 기업의 원금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차입금/EBITDA는 2018년 9월 말 7.4배에서 지난해 9월 말 5.7배로 개선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된다. 수익성이 높은 겨울 겉옷이 하반기에 많이 팔리는 데다가 유니클로 발열내의 이벤트로 인해 탑텐의 발열내의가 주목받으면서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이 그리 춥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10~12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파르게 늘고 있는 매출과 수익성 영향으로 단기차입금 대응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전자금 증가와 탑텐의 성장을 위한 투자비용으로 인해 차입금은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탑텐이 패션사업 부문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급속 성장하고 있다”라며 “탑텐의 성장을 위한 투자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차입금은 3000억원 이상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