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승윤 기자]
AJ네트웍스(095570)가 자회사들의 부진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주력사업을 떼낸 AJ네트웍스는 최근 사업기반 마련을 위해 렌탈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자회사의 지분 강화와 신규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성과보다는 재무부담만 가중되는 모양새다.
AJ네트웍스 본사 사옥 사진/AJ네트웍스
AJ네트웍스는 지난 2000년에 설립된 종합렌탈업체로 파렛트, 고소장비, 사무장비(OA) 기기 렌탈이 주요 사업 부문이다. 주력인 파렛트, 고소장비, OA기기는 지난해 3분기 회사 매출액에서 각각 37.9%, 21,42%, 40.7%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AJ네트웍스는 렌탈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기존의 기업간거래(B2B)에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했다. 경기침체, 1인 가구의 증가, 청년실업 등으로 소비력이 줄어들면서 다양한 상품을 사용할 수 있는 개인 소비자의 렌탈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배경이다.
중고 IT 기기 리퍼비시(refurbish) 전문 쇼핑몰의 지분 64.26%를 확보해 AJ전시몰을 설립했고, 자회사 AJ캐피탈파트너스를 활용해 SV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생활 렌탈 전문 업체인 모두렌탈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주요 자회사인 AJ렌터카(현
SK렌터카(068400))의 지분 전량(881만3660주, 39.8%)을 SK네트웍스로 양도하는 매각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생한 2787억원 규모의 현금과 함께 약 1736억원의 매각 이익을 활용해 통 큰 투자를 진행했다.
2018년 10월 AJ렌터카가 보유한 AJ캐피탈파트너스(49.9%)를 포함한 6개 회사의 지분을 인수했고, AJ렌터카의 양도계약서에 명시된 풋옵션을 사용해 AJ바이크, 링커블 지분도 추가 인수했다. 이외에도 미국 고소장비 렌탈시장의 현지 법인인 ‘AJ RENTAL INC’에 대한 추가 출자 및 AJM, AJ이엔에스 등 신규 자회사 설립과 출자도 마쳤다.
AJ네트웍스의 공격적인 투자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B2C영역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신규와 기존 자회사에서의 지분법 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부담이 늘어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AJ네트웍스의 지난해 3분기 지분법 순손실은 290억원으로 전년(-64억원) 대비 226억원이 확대됐다. 링커블(-110억원), AJM(-65억원), AJ전시몰(-34억원), AJ파크(-35억원) 등이 지분법 손실을 입혔기 때문이다.
AJ네트웍스 수익성 지표 사진/한국신용평가
지분법 손실은 그대로 부채비율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342.7%로 전년 동기(406.8%) 대비 64.1%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국내 타사 업체와 비교했을 때 약 1.5배 높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웅진코웨이(021240)는 144.2%, SK매직은 228.1%늬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 김예일 애널리스트는 "신규 사업을 위한 투자와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은 큰 반면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자회사를 통한 신규 사업의 성과에 따라 AJ네트웍스의 수익성과 재무구조의 변동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AJ네트웍스 연결 기준 재무재표 자료/나이스신용평가
AJ네트웍스는 부채비율과 함께 차입금 의존도도 높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총차입금 의존도는 66.5%로 전년 동기(32.6%) 대비 33.9%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SK매직과 웅진코웨이 총차입금의존도가 각각 32.6%, 44.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AJ네트웍스가 약 1.5배 정도 높은 수치다.
차입금의존도는 기업이 조달한 전체 자본 중에서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써, 일반적으로 30%를 기준으로 많고 적음을 판단한다. 50%가 넘는다는 것은 AJ네트웍스는 절반이 넘는 자산을 차입을 통해 구입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AJ네트웍스는 부채비율에 대해 자산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렌탈 산업의 특성상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AJ네트웍스 관계자는 "렌탈 산업은 자산을 먼저 구매하고 향후에 렌탈료로 자금을 회수하는 시스템이라서 부채비율이 다른 산업에 비해 기본적으로 높다"라며 "오히려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영업 잘 운영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 자금으로 투자 비용 대응이 가능하다"라며 "일부 부족한 비용은 차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회사 규모로 봤을 때는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AJ네트웍스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EBTIDA(상각전 영업이익)는 1563억원 규모이고 자본적 지출은 386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즉, 영업이익을 통해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승윤 기자 hljysy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