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이마트(139480)가 지분 98.9%를 소유하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이 총체적 난국이다. 독자 브랜드인 레스케이프 호텔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재무 구조가 악화된 가운데, 2021년까지 신규 개점하는 호텔에 대한 비용으로 인해 재무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정용진 호텔'로 불리는 레스케이프는 지난해 7월 개점한 부티크호텔로 총 204실, 4성급이다. 지난해 인레리어 비용을 포함 300억원 이상의 투자를 했으며 오픈 당시 프랑스파리를 표방, 실험적인 인테리어와 반려견 동반 투숙객실 등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신세계조선호텔 주요 재무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다만, 경쟁 부티크호텔보다 객실료를 높게 책정하는 등 전략에 실패, 객실 가동률이 30% 정도에 그치면서 신세계조선호텔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2015년 영업손실 17억원 이후 2016년 영업이익 56억원, 2017년 7억원 등 흑자를 기록하던 호텔사업 부문은 레스케이프가 문을 열었던 2018년에는 -76억원, 올해 3분기 누적 135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2015년 367억원, 2016년 159억원, 2017년 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면세사업을 매각하며 지난해부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됐음에도 초기 투자비용이 많았던 레스케이프의 영업 부진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더구나 국내 호텔산업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레스케이프가 해당되는 4성급(특2급)이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1005실이 신규로 문을 열었고 올해도 안다즈서울강남, 나인트리프리미어인사동 등이 오픈했다. 과잉공급 우려가 커지는 상황으로 수익성 회복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레스케이프가 임대료라는 고정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임차운영호텔이라는 점도 적자 극복에 부정적이다. 임차운영호텔은 자산운용사 등이 소유한 호텔건물에 호텔 사업자가 약 10~20년의 장기임대차계약을 맺은 후 사업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보통 매출액에 비례해 임차료를 지불하는 가운데 일정 금액 이상을 최소 임차료로 보장하는 장치도 포함돼 있다.
이는 레스케이프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객실가동률을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예상보다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레스케이프의 인테리어비용, 리스부채 인식으로 신세계조선호텔의 재무부담도 늘어났다. 2017년 961억원이던 차입금은 2018년 1099억원, 올해 9월 말 3513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17년 103.9%, 2018년 145.6%, 올 9월 말 501.2%로 급증했으며 차입금 의존도 역시 지난해 37.9%에서 올 3분기 말 70.1%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2021년까지 부산 노보텔, 제주 켄싱턴 등 5개의 임차운영 호텔을 추가로 개점한다. 내년 신세계조선호텔의 재무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세계조선호텔 차입금 현황. 출처/한국신용평가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레스케이프 영향으로 인한 영업적자 지속 △다수의 임차호텔 개장 계획으로 실적 불확실성 확대 △이익창출력 회복지연으로 재무부담 증가를 이유로 신세계조선호텔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무보증사채 등급 하향 기준은 EBITDA/매출액 15% 미만 혹은 순차입금/EBITDA 7배 초과 지속인데 올해 3분기 말 기준 EBITDA/매출액 7.2%, 순차입금/EBITDA 24.4배로 이를 충족했다.
특히 내년 EBITDA/매출액을 8.6%, 순차입금/EBITDA를 40배로 추정하며 수익성과 재무상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세록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내년에는 객실가동률 개선 및 비용통제 등을 통한 레스케이프 영업적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신규 임차운영호텔 개장이 맞물려 영업적자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또 “웨스틴조선부산호텔의 객실 전면 개보수 계획이 잠정 연기돼 투자부담이 완화됐음에도 신규 임차운영호텔 유입에 따른 대규모 리스부채 인식으로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