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인프라 및 대체투자는 금융기관 및 FI(재무적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최근 이들이 인프라사업 초기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현상은 인프라 사업 투자에 대한 수요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상민 삼일PwC Deals FA본부 인프라금융팀 팀장. 출처/삼일PwC
이상민 삼일PwC Deals FA본부 인프라금융팀 팀장은 인프라 및 대체투자 전망을 치열한 경쟁에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유동자금은 많은데 매력적인 투자처는 별로 없는 데다가 저금리 기조는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량한 인프라 및 대체투자에는 이미 많이 투자되었고 현재는 자금의 수요자 우위 시장인 바 좋은 투자처일수록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며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국내외 인프라 및 대체투자의 대상 자산은 전통 자산인 주식 채권에 비해 금융위기 또는 시장 급변 시 위험에 적게 노출돼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주식·채권 시장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대체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개인투자자들은 공모 또는 사모 펀드를 통해 대체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민 팀장은 “국내에서 내년에는 인프라금융의 대상이 되는 직접적인 대규모 사업은 많지 않은 편”이라며 “과거 민간 제안이 이뤄졌던 사업들의 자금조달은 내후년에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딜 가뭄에 시달릴 것”이라며 “이런 시기에는 소규모 사업이나 저금리에 따른 자금재조달, 사업재구조화 등에 적극적인 움직임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반면, 해외는 그동안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봤다. 이 팀장은 “최근까지 서유럽 지역의 투자가 주를 이뤘으나 남유럽(스페인), 북유럽(핀란드) 등 국가 신용도가 양호한 지역의 정부규제자산에 대한 투자 및 인프라 자산에 대한 투자까지도 활발해지고 있다”라며 “북미 지역에서는 부동산 대비 저평가 받았던 미드스트림(Mid-Stream, 셰일가스를 운반하는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 관련 프로젝트 및 기업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인프라 및 대체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상민 팀장은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현지와 국내에서 전문성에 기반한 실사 및 자문을 수행한다면 부실 논란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이해 상대방으로부터 독립적인 전문가에게 법률과 회계적인 실사를 꼭 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상민 팀장은 인프라금융 자문에 있어 중요한 것은 협상과 중재, 해당 산업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인프라금융은 서로 요구하는 것이 다른 금융투자자, 사업개발자, 정부 3가지 축의 이해관계자로 구성돼있고, 제도와 시장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이라며 “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경험과 선제적 판단 그리고 여러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문을 하는 회계사들은 산업에 대한 감이 있어야 한다”라며 “자리에 앉아서 자료를 읽는 것보다 눈으로 직접 현장을 보고 체험을 해보는 것만큼 좋은 게 없기 때문에 우리 팀원들에게 현장을 가보라고 주문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상민 인프라금융팀장은 인프라 투자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삼일PwC
다음은 이상민 인프라금융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관련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인프라 및 대체투자 관련해서는 크게 국내 인프라 및 민관합작투자사업(public-private parthership, PPP), 해외 인프라 및 PPP, 석탄·LNG발전소·신재생 등 발전사업, 항공·물류·해외 임대형 부동산 등 기타대체투자 등 4가지 영역에서 사업 전(全)단계에서 필요한 CF업무(M&A, 자금조달, 자금재조달, 사업재구조화)와 TS자문업무(사업계획수립, 사업타당성검토 및 각종 재무자문)를 제공한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분야에서는 투자자산 발굴(deal Sourcing)과 펀드 설정(Fund Placement)관련 자문 서비스도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민자사업은 정부 측 자문 및 제도 연구도 수행, 민간과 공공의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
-인프라 사업의 사업타당성을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그리고 정부에 대한 중요도는 어느 정도인가?
△재무적 정보(투자수익률, 부채상환계수 등)와 비재무적 정보(리스크 파악 및 경감방안 등)를 검토해 종합적인 사업 타당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PPP사업에서 정부는 사업의 당사자로서 매우 중요하다. 정부의 지원책은 단순 확정적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우발상황(수요부족위험, 계약해지 위험 등)에 대한 처리 방안도 포함되며 이는 재무와 비재무적 리스크 요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타당성 검토 시 정부의 지원책 또는 정부와 민간의 위험부담 수준이 매우 중요하게 검토된다.
-재무모델 작성 단계는 어떻게 되는가? 프로젝트 별로 차이가 발생하나?
△재무모델(FM)중 국내 민간투자사업은 정부와 민간 사업자 간 기본계약(실시협약)에서는 시설계획, 사업비, 운영비, 수요 및 요금수준과 R&R(정부의 재정지원과 사업 및 금융관련 협조지원사항, 용지보상, 민간의 재원조달 및 시설준공과 운영, 운영종료시의 시설인계, 위험분담방안 및 분쟁조정절차 등) 중 재무적 부문을 규정한 실시협약 재무모델(실시협약에 부록으로 첨부됨)이 작성되고 이를 기본으로 해 민간금융구조 및 조건, 협약 외 사업비 및 운영비 처리사항, 투자재원별 조달 및 분배, 우발상황(사업해지, 자금부족 등)에 대한 재무적 효과추정 및 처리방안 등을 추가하는 금융모델이 작성된다. 여기에 산업별 특성이 반영되는 경우도 있다. 기본은 동일하지만 부동산의 경우 분양을 통한 자금조달, 자산 매각 방안 등이 추가된다.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생활형SOC(사회간접자본)가 인프라 투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소규모의 생활형SOC보다는 철도 등 대형 인프라 중심의 SOC 활성화가 금융투자자 및 건설사 등 인프라 시장의 주요 참여자에게는 더 긍정적이다. 다만 재정사업이 아닌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좀 더 늘어나는 것은 중요하다. 이번 정권 초기 다소 홀대했던 인프라 시장에 대해 최근 민간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민자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해외 인프라 사업 자문과 국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해외 인프라 사업의 경우 국가, 제도, 소통이 중요하다. 인프라 사업의 경우 주로 PPP 형태로 진행되는데, 우선 해당 국가에서 규제하고 지원하는 각종 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상당수 해외, 특히 저개발국가나 개발도상국가의 경우 PPP사례가 많지 않거나 제도적 세팅이 잘 구비되지 않기 때문에 제도적 지원책을 요구하는 자문까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또한 해외 PPP사업의 해당 국가의 신뢰(국가신용등급) 와 금융환경 파악이 중요하며 현지 금융 활용가능성 및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제도와 PPP계약이 있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이행할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정부의 이행의무에 대한 국제보증기관의 참여 등 계약이행보완방안 등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분야의 현지 어드바이저의 의견이 중요한 만큼, 거래상대방 및 우리 어드바이저 그리고 거래상대방 및 우리 측 현지사업참여자(현지금융투자자, 현지운용사 등) 해외기관 간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 또 이를 위한 언어적 능력이 구비돼야 하며 가능하다면 현지인 출신을 통한 문화적 공감은 플러스 요인일 것이다.
-폐기물 처리업체 투자 자문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자문할 때 폐기물 처리업체에 대한 가치 등을 어떻게 판단했나?
△국내에서 폐기물 시장은 비제도권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크게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2010년도 중반 이후 세계적인 환경 이슈와 맞물려 국내에서도 자원순환기본법 시행이 2018년도부터 적용되며 정부 정책과제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환경사업은 규제로 인해 폐기물이 늘어났고 인구수에 비례하여 안정적인 처리량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요위험이 높지 않다. 여기에 환경민원 이슈 등으로 인가를 받기 어렵지만 일단 인가를 받으면 안정적인 현금흐름(Cash Flow)과 성장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맥쿼리인프라의 국내 폐기물처리 업체 인수 자문의 경우 폐기물 처리 시설의 어려운 신규진입과 공급제한에 따른 처리단가의 상승적인 측면, 규모의 경제 구축 측면을 착안해 인수전략 및 가치를 검토했다.
-삼일PwC 인프라금융팀이 갖고 있는 장점은?
△우선 인적구성과 조직이다.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젊은 파트너들로 구성돼 팀원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OJT(직무수행과 병행하는 교육훈련) 및 전문교육으로 업무능력을 배양하며 파트너별로 전문분야(국내 민자, 해외대체투자, 발전에너지, 금융투자)를 구축, 전문성이 극대화됐다. 국내와 해외인프라사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문가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고 본부 내 부동산과 인프라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강점도 상당하다.
다음으로는 네트워크와 경험이다. 1994년 민자유치촉진법 이래 인프라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확보한 견고한 국내 및 해외(사업자 및 금융기관) 네트워크와 다양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다. 여기에 민간뿐 아니라 정부의 제도연구 등 수행으로 정부의 요구를 이해하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은행,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권 진출로 이들의 요구와 트렌드도 상시 파악하고 있다.
-인프라 사업 자문을 담당하는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은?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경험과 네트워크는 단기간에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험을 축적하고 회계법인 업무 시에는 재무모델이나 숫자 감각 뿐만 아니라 모델을 구축하면서 전반적이고 전체적인 규모에 익숙해지고 연관된 자료나 비재무적 정보(수요, Km당 운영비, 공사비, 시장 운임, 도공 요금, 시장금리 추세)에 관심을 갖고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투자관련 자문업무 담당 시에는 자기 돈이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위험을 경감 시키려는 방안을 찾도록 힘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식적이면서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항상 필요하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