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바이오기업 주가, 이벤트에 후행할 것”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수석애널리스트 발표
공개 2019-11-21 15:17:26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1일 15: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내년 한국 바이오기업 주가는 기존과는 달리 이벤트에 후행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21일 한국IR협의회가 주최한 ‘베스트 애널리스트 초청 2020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제약·바이오 섹터 수석연구원은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21일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열린 한국IR협의회 주최 '베스트 애널리스트 초청 2020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태호 기자
 
올해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의 임상 3상 실패 논란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등락했고, 이 영향으로 향후 투자자들이 기대감에 따른 투자보다 실적이나 계약공시 등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며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진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상품성, 특허권 보호전략, 생산시설 구축, 판매능력 검증 등을 주로 고려할 것으로 내다봤다.
 
즉, 앞으로 투자자들이 신약을 개발한다는 측면 그 자체에 높은 점수를 주기보다는 개발한 제품이 어떻게 생산되고, 어디에 팔리며, 얼마나 팔릴 것인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는 의미다.
 
진홍국 수석연구원은 “결국 옥석을 가리려는 투자자들의 노력이 깊어질 것이며 그 영향 등으로 바이오섹터 주가는 이벤트에 후행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실적 위주로 접근하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는 더 편해질 수 있지만 반대로 벤처캐피탈(VC) 등에게는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진 연구원은 내년 국내 바이오기업 가치평가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적용될 것으로도 봤다.
 
가시적 실적이 없는 바이오기업의 가치평가는 단순히 말해 미래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다음 각 임상 스테이지에서의 성공확률을 곱해서 산출된다. 현재 한국 기업 가치평가 성공확률에 미국 평균 성공률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확률을 다소 낮출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진 연구원은 “미국 평균 임상성공률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다소 괴리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며 이로 인해 가치평가도 낮아질 것이다”라면서 “이러한 측면에서 특정 바이오 기업의 임상 실패가 다른 기업 주가 동반 하락을 야기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동이 아니라 국내 임상성공 확률 전체에 대한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스닥 시장이 바이오 비중이 높으므로 결국 코스닥 시장은 바이오에 좌우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진홍국 연구원은 내년 바이오섹터 투자 키워드로 ‘희귀의약품’과 ‘임상 2상’을 꼽았다.
 
희귀의약품은 FDA 임상승인이 비교적 관대하고, 세액공제·패스트트랙 등 인센티브가 있으며, 경쟁자가 적고 독점기간이 있어 마케팅이 용이하고, 약가가 높기 때문이다.
 
임상 2상의 경우, 3상의 리턴 대비 리스크가 크고 성공 이후 모멘텀 공백도 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진 연구원은 “3상 성공 이후 시판까지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는 기업가치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시간이 그만큼 길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같은 측면에서 기회비용 증가는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또한 임상 2상에서 3상 진입할 때 성공률 상승폭이 가장 크므로 파이프라인 가치도 이론적으로 가장 많이 상승한다”라고 분석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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