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운전자금이 과중해 현금흐름에 부담요인"재고자산 회전율 대폭 감소·차입금 의존도 40%↑.. 활력 줄고 감당할 빚은 많아
제로턴모어_ZXC. 출처/대동공업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농기계 전문기업
대동공업(000490)의 영업과 재무 안정성에 각각 경고등이 켜졌다. 실적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의 활동성은 줄었고, 운전자본 부담이 높은 사업이다 보니 차입금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31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대동공업의 기업어음 등급을 A3로 메겼다. A3 등급은 투기 등급은 아니지만 장래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다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 신용평가사가 부여한다.
대동공업은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경운기 등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1947년에 설립된 국내 시장점유율(M/S) 1위의 농기계 전문기업이다. 시장점유율은 높지만 농기계 시장은 전방산업인 농업생산의 정체로 수요 위축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동공업의 연결 기준 국내 매출규모는 2011년 3571억원에서 2018년 3379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김연수 나신평 연구원은 "국내 농기계 수요의 위축이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등 수입 제품과의 경쟁이 심화돼 있어 회사의 내수 매출 정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동공업의 재고자산 회전율.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게다가 활동성 지표는 반 이상 떨어졌다. 이번 반기 재고자산회전율은 0.87회로 전년 동기 2.8회와 비교해 31% 수준으로 하락했다. 재고자산 회전율이 3분의 1토막 났다는 의미다. 신용평가 수업을 하는 회계사는 "재고자산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재고를 묵히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016년 이후 대동공업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회를 꾸준히 넘겼지만, 올해는 큰 폭으로 줄어 1회 이하가 됐다.
대동공업은 내수시장 정체에 대한 대응으로 해외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동공업의 낮은 시장지위는 해외 시장 개척 시 높은 실적 변동성이 수반될 것으로 나신평은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장지위는 열위한 수준으로 주요 진출 지역의 경기 변동, 환경 규제 등에 따라 영업실적의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신흥국 및 저개발국 대상 프로젝트성 수출의 경우 교역 상대의 특성상 매출 안정성이 낮고 비경상적 비용의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라며 "해외사업 확대가 매출 안정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일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대동공업의 재무안정성 지표.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게다가 차입금의존도가 40%를 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기업이 조달한 전체 자본 중에서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일반적으로 30%를 기준으로 많고 적음을 판단한다. 부채비율도 마찬가지로 높다. 그 가운데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15년 말 연결 기준 195%였던 부채비율은 매년 꾸준히 상승하며 올 상반기 기준 274%까지 치솟았다.
박도휘 삼정KPMG 책임연구원은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상일 경우 잠재적 위험 요소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부채비율이 300%일 경우 금융비용이 순이익보다 많은 수준"이라며 "부채비율 400% 이상 기업은 고위험 기업으로 분류한다"라고 말했다.
차입금이 많더라도 운전자본이 적게 요구되는 사업이라면 자금소요가 적기에 추가 차입이 덜 요구된다. 하지만 대동공업은 엔진 등 주요 부품을 자체적으로 제작한다. 이에 따라 생산설비 규모가 경쟁사 보다상대적으로 크다. 높은 차입금 의존도 탓에 회사 규모 대비 이자를 많이 내는 편이다. 이 같은 자본적 지출과 금융비용 탓에 요구되는 운전자금이 많다. 그렇기에 나신평은 벌어드리는 현금(EBITDA) 기준으로 판단할 때 운전자금이 과중한 상황으로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2014년 이후 운전자금 부담이 확대되며 잉여현금흐름 상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확대 및 OEM 생산 확대에 따른 운전자금부담, 영업창출현금흐름을 상회하는 자본적지출(CAPEX) 소요 등에 따라 부진한 현금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열위한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자체 창출현금을 바탕으로 한 의미 있는 수준의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도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