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참존의 지분 매입 계획을 발표한 코웰패션이 올해 처음 실시한 중간배당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찍힌다. 회사 측도 배당정책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코웰패션(033290)의 올해 반기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률(EBITDA마진)은 2015년 대비 7.8%포인트 오른 21.2%를 기록했다.
코웰패션 상각전영업이익률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
2015년 4월 필코전자와의 흡수합병으로 상장한 이후 매출이 늘어나면서 판관비 등 고정비 부담이 완화된 덕분이다. 코웰패션의 올해 연 환산 매출은 2016년 대비 53% 증가한 3826억원가량 된다.
코웰패션 매출의 약 90%는 내수 패션사업에서 창출된다. 리복, 푸마, 아디다스, 캘빈클라인(CK)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스포츠의류, 언더웨어 등의 제품을 제작하고 이를 홈쇼핑 등에 판매한다. 나머지 10%는 과거 필코전자가 영위하던 콘덴서·저항기 제조업에서 비롯된다.
코웰패션은 영업이익률 상승에 비해 자본적지출(CAPEX)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2017년 건설 중인 자산이 대폭 늘어났고, 2018년에는 영업권 확보로 무형자산이 늘어났지만 지난 3년 평균 CAPEX는 5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감가상각도 적다.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다 보니 코웰패션은 연평균 300억원 수준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투자와 재무건전성 확대 등에 동시 투입됐다.
코웰패션은 2017년 담보차입 등을 더해 525억원 규모의 투자부동산을 취득했고, 이후에는 주가부양 등의 목적을 위해 자사주를 수차례 매입했다. 틈틈이 차입금을 상환하며 현금성자산도 늘렸다.
특히 2017년 처음으로 배당을 시작했다. 이후 매출 확대에 힘입어 배당금을 조금씩 늘렸고, 올해에는 중간배당도 처음 실시했다. 코웰패션의 2017년 배당총액은 27억원이었지만, 올해 중간배당액은 44억원이나 됐다. 코웰패션의 소액주주 비중은 올해 반기 기준 28%다.
코웰패션은 홈쇼핑 외에도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 등을 운영중이다. 사진/코웰패션 온라인숍 캡처
다만, 배당성향은 단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참존화장품 지분 100%을 25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인수금액은 현금으로 지불하며 70억원은 구주에, 180억원은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에 투입된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참존이 코웰패션 실적 확대에 기여하는 효과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참존은 일단 적자를 면했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6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참존 보유 차입금 300억원도 편입될 수 있다. 단, 코웰패션 재무건전성이 좋아 총차입금의존도는 자산 편입 및 유증 효과를 고려해도 단순 계산 시 20% 내외에 머물 전망이다.
즉, 현금흐름은 유지될 수 있지만, 대신 현금성자산이 감소하고 재무건전성도 소폭 저하될 수 있으므로 보수적 관점에서 중간배당 유지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셈이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패션사업부를 한정했을 때 상장 연도가 길지 않아 배당정책이 아직 뚜렷하게 확립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배당 확대는 연말 결산과 이사회 결정 등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참존 인수가 코웰패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가 증대되기 때문이다. 코웰패션은 지난 2016년 자회사 씨에프코스메틱스를 설립하며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일단은 적자를 기록 중인 상황이다.
코웰패션 대주주인 대명화학의 권오일 회장이 적극적 M&A를 통해 패션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권 회장은 모다아울렛, 케이브랜즈, 씨에프네트웍스 등을 통해 의류사업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PWD 등을 통해 10~20대 등에게 유명한 키르시, 피스워커 등 스트릿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패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자사가 현재 홈쇼핑 등 플랫폼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니고 있고 참존 역시 유통채널이 비슷하기 때문에 사업적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누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참존 인수 계획 등 코웰패션 카테고리 다양화에도 주목이 필요하다”라며 “코웰패션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실적 안정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