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지금이 저점…리스크 분산 투자전략 필요"
제약바이오 섹터 "헬릭스미스 발표로 불확실성 해소"
NRDO 통한 리스크 분산 전략 주목
공개 2019-10-23 22:16:2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3일 22: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심수진 기자] "제약·바이오 섹터는 대내외 악재가 많았지만 헬릭스미스(084990)를 기점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지금이 기술력 탄탄한 기업들을 저점 매수할 시점인데, 투자자들은 임상 3상이라는 하이리스크를 떠안기보다 전략을 수정해 리스크 셰어(share) 전략을 가진 회사로 시각을 돌릴 필요가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제약·바이오 연구원은 23일 열린 코넥스 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며 제약·바이오 투자에서의 리스크 분산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의 투자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임상'시험에 대해 투자자들이 모든 위험성을 안고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선 연구원은 "임상은 리스크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시장의 주체들조차도 리스크를 분산하려고 한다"라며 "미국에는 리스크를 셰어하려는 니즈가 있고, 신약개발 단계 자체가 분절화되어 있기 때문에 엑시트 성공 사례가 많은데, (우리는) 투자자들이 너무 위험을 다 안고 가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신약개발 비즈니스 자체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내포하는데, 시장에서는 '리턴'에 대한 기대만 컸다는 지적이다. 그는 "신라젠(215600), 에이치엘비(028300), 헬릭스미스 등 신약개발 대형주 3사의 임상 실패로 리스크가 얼마나 큰 지 시장이 처음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초 제약·바이오가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이유 중 하나도 임상 3상을 하는 기업들이 임상 결과 발표를 연기했기 때문인데, 임상 시점은 미뤄질 수 있지만 발표를 얼마 앞두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 섹터 전체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제약바이오 연구원이 23일 코넥스 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에서 '신약개발 기업들에 대한 투자전략 수정'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심수진 기자
 
현재 제약·바이오 시장에 대해서는 헬릭스미스를 끝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투자 적기라고 분석했다. 선 연구원은 "주식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친 대내외 요소에 더해 제약·바이오 섹터에도 대형 악재들이 있었지만 헬릭스미스의 결과 발표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본다"라며 "섹터에 대한 거품이 정리되길 바랐으나 또 다른 거품으로 (결과적으로는)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지만 침체됐던 제약·바이오가 활기를 찾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약·바이오의 저점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2016년 9월 한미약품의 올무티닙 반환, 12월 사노피 기술 반환으로 신약개발이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때가 제약·바이오의 최저점이라고 본다"라며 "바닥에서는 이미 턴어라운드 했고, 많은 종목이 과거 대비 저점에 있으니 기술력 있는 회사를 매수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선 연구원은 신약개발전문기업(NRDO)을 활용해서 높은 리스크를 셰어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 기반 기업들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는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아웃소싱하는 기업을 말한다. 개발 역량이 우수한 프로젝트 매니저가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대학 및 연구소의 연구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을 저렴하게 기술이전해와서 전문화된 임상시험수탁기관(CRO)들을 통해서 임상을 진행하는 구조다. 따라서 연구소나 생산시설이 필요 없고 인력도 10~15명의 소규모다. 미국의 경우 NRDO기업들이 나스닥에도 다수 상장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다.
 
다만 NRDO로의 기술이전을 위해서는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스크를 셰어하기 위해서는 파이프라인이 많아야 여러 회사로 기술이전이 가능한데, 현재 임상 3상을 실패한 회사들은 대부분 파이프라인이 1개뿐인 곳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NRDO로의 기술이전은 리스크와 리턴을 모두 셰어하는 구조로, NRDO를 통해 '중위험 중수익'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라며 "레고켐과 브릿지바이오의 사례처럼 신약 가치를 높여 대규모 기술이전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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