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심수진 기자] 새 주인을 맞은
서연전자(012860)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서연전자 자체의 사업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최대주주인 휴대폰 부품 업체
모베이스(101330)와의 사업적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을 내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연전자의 올해 반기 매출액은 3739억원, 당기순손실은 48억원이다. 서연전자의 당기순이익은 지속해서 줄어들다 결국 지난 2017년 436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꾸준히 7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169억원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서연전자는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등 다수의 해외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둔 자동차 부품 업체다.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실적도 악화됐다. 서연전자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2016년 이후 큰 폭으로 줄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능력으로 회사의 수익성을 의미한다. 서연전자의 EBITDA는 △2014년 678억원 △2015년 588억원 △2016년 52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반 토막 수준인 254억원에 그쳤고, 지난해 365억원으로 늘었지만 이전만 못한 상황이다.
회사의 제품군은 △HMI(스위치류)△전자식제어시스템 △보안시스템 등으로 나뉘며, 키세트, 스위치, 무선충전 등은 현대차그룹 내 납품 점유율 1~2등을 기록할 만큼 높은 경쟁지위를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의 협력사로서 전체 매출의 약 70%가 현대·기아차에서 발생한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사업기반은 다졌지만 그만큼 현대차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지난 2014년부터 현대차그룹의 중국 완성차 판매 성장이 둔화되자 서연전자의 외형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체 매출 비중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HMI부품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서연전자의 영업이익도 △2014년 381억원 △2015년 254억원 △2016년 162억원에서 2017년에는 143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도 17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서연전자 영업수익성 추이 (단위:억원)
자료/나이스신용평가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모회사인 서연그룹은 지난달 초 서연전자를 매각했다. 서연의 서연전자 보유주식 1353만3192주(50.12%)는 핸드폰 부품 제조업체 모베이스가 인수했다. 서연그룹 입장에서는 재무구조가 악화된 서연전자를 매각해 전체 재무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모회사가 바뀐 서연전자는 신용도에 타격을 입었다. 나신평은 최근 서연전자의 신용등급을 기존 'BB/부정적' 에서 '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모베이스의 재무상태를 고려했을 때 서연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경상적 지원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다. 나신평은 서연 계열 내에서 서연전자의 △재무적 비중 △사업적 중요성 △계열 지원여력 등을 신용등급에 반영해왔다. 그러나 모베이스로의 인수 후 계열 지원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모베이스의 서연전자 인수가 양사의 시너지 효과 기대보다는 모베이스 계열 전반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줬다. 모베이스의 재무안정성은 우수하지만 서연전자 인수대금이 235억원인데 반해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이 517억원에 불과해 현금유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모베이스는 지난 9월2일 인수대금의 50%인 118억원을 지급했고, 1년 이내에 잔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서연 대비 모베이스의 재무적 지원 여력이 다소 미흡할 것으로 보이고, 모베이스의 핸드폰 부품 제조업과 서연전자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 여부가 불확실하다"라고 지적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