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SK네트웍스(001740)가 렌터카 통합 작업을 시작하며 렌터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지만 시너지 효과를 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핵심 자산인 장기렌터카가 이번 통합에서 빠졌을 뿐 아니라 단기 비용 증가와 재무부담 등은 통합 시너지를 더디게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SK네트웍스는 자사가 영위하는 렌터카 사업 중 기존 장기계약 관련 자산 및 자동차매매업 1개소를 제외한 자산·부채·조직 일체를
AJ렌터카(068400)로 이관하는 건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11월 주주총회를 거쳐 올해 말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통합 법인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2, 3위의 결합인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지만 당장의 성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SK렌터카가 강점을 갖고 있는 장기렌트가 빠졌기 때문이다. 양도에서 제외되는 SK렌터카의 장기렌트 차량은 8만1000여대로 올 6월 말 기준 전체 운영 렌터카 대수 11만4203대의 70.9%에 달한다.
SK네트웍스는 장기렌터카 고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AJ렌터카로 이전되는 운용차량은 3만3000여대에 그친다. 2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신규 통합법인의 운용차량을 계산하면 약 11만5000대 수준인데, SK렌터카의 운용 렌터카 수와 별 차이가 없다.
업계 1위 롯데렌터카의 점유율은 23.4%로 운영 차량 대수는 21만4023대다. 당장 점유율 경쟁은 물론,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를 보기 힘들다.
현물출자 직후 AJ렌터카 재무구조 변화. 출처/한국신용평가.
여기에 AJ렌터카의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번 과정에서 AJ렌터카는 SK네트웍스로부터 영업자산 2557억원과 부채 1857억원을 받게 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통합 후 AJ렌터카의 자산은 1조5069억원, 부채는 1조1845억원으로 증가하며 부채비율은 367.3%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AJ렌터카는 SK네트웍스로부터 렌터카 사업에 대한 미래 계약 자산가치를 함께 양수 받았기 때문에 현재 2조원에 달하는 SK렌터카의 렌털 자산이 향후 4년의 기간에 걸쳐 AJ렌터가로 유입, 차입부채의 빠른 증가가 예상된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 재무구조 관리 여부와 이에 따른 재무구조 변동 추이를 주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용 증가도 예측된다. SK렌터카 사업부분 인력 112명이 모두 AJ렌터카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는 6월 말 기준 AJ렌터카의 직원 수 389명의 28.8%에 달한다. 인건비가 상당 수준 늘 것으로 보인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 시너지 속도는 다소 느리고 2020년 통합과 관련해서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SK네트웍스는 AJ렌터카에 렌터카 사업부분을 넘기면서 AJ렌터카의 지분 1361만8840주(신주, 1625억원 기준)를 받는다. 이에 SK네트웍스의 AJ렌터카 지분율은 42.24%에서 64.23%까지 상승한다.
유 연구원은 “시너지 효과가 AJ렌터카에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SK네트웍스의 지배순이익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