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태호 기자]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한
동부제철(016380)이 ‘오래 앓는 이’ 당진 열연 공장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헐값 매각도 꾀한 바 있지만, 원매자를 여전히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25일 KG동부제철 관계자는 “현재 당진 열연공장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당진 열연공장은 KG동부제철 경영정상화의 ‘마침표’다. 1조2000억원이라는 투자비용이 소요됐지만, 수익성 악화로 준공 5년 만인 2014년에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해당 시설은 지금도 운영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영향이 컸다. 중국 제철소가 당국 지원에 힘입어 사세를 확장했고, 그 영향으로 철스크랩 가격이 크게 올라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동부제철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철스크랩 가격은 톤 당 40만원이었지만, 2011년에는 40% 상승한 톤 당 56만6000원을 기록했다. 반면, 판가는 그만큼 오르지 못했다. 중국 철강사의 저가 물량 공세와 금융위기 여파 때문이다. 실제 동부제철의 2010~2012년 열연강판 부문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8%를 기록한 바 있다.
동부제철 당진 열연공장 가동 모습. 사진/뉴스토마토DB
당진 열연공장은 현재까지도 KG동부제철 재무상태에 일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KG동부제철은 올해 반기 기준 당진 열연공장 관련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으로 297억원을 계상 중이다. 이는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잡혀 자산 규모를 소폭 줄이고 있다. 다만, KG동부제철의 올해 반기 연결 기준 자산 규모는 2조5000억원에 이르므로 그 피해는 크지 않다.
당진 열연공장 원매자 탐색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매물 매력도가 낮기 때문이다.
포스코(005490)·
현대제철(004020) 등 인수 여력이 있는 업체는 이미 고급 열연제품을 자체 수급하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제철소도 한국에서 열연을 생산할 당위가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KG동부제철이 재무구조 개선 등과 함께 발표한 사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도 당진 열연 전기로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동부제철은 수출 비중을 기존 45%에서 60%로 늘리고, 칼라강판 생산라인 4기를 신설할 예정이다.
헐값 매각도 힘겨운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지난 2017년 당진 열연공장을 투자액의 10분의 1인 1200억원에 매각하려 했다. 매입처는 이란 제철소 카베스틸이었다. 당진 열연공장 토지 장부가액이 1200억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땅값만 받고 넘기는 셈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미국의 대 이란 경제 제재 등의 이슈가 불거지면서 무산됐고, 그 이후 원매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천공장과의 ‘묶음 매각’ 타진도 어려운 상황이다. KG동부제철이 지난 20일 “사업 시너지”를 이유로 동부인천스틸을 흡수합병했기 때문이다.
KG동부제철 관계자는 “인천공장은 인천시 도시개발계획에 의해 설계되고 있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매각이 어렵다”라고 밝혔다.
한편, KG동부제철은 최근 출자전환→무상감자→유상증자를 통해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6월 동부제철에 대한 무담보차입금·사채, 긴급지원금 등 6050억원을 출자전환했고, 동시에 채권단 지분은 8.5대 1 비율로, 그 외 소액주주의 지분은 3대 1로 무상감자했다.
이후 KG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 캑터스PE와 함께 36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KG스틸이 지분 39.98%를, 캑터스PE의 SS펀드 캑터스스페셜시츄에이션 제1호가 31.98%를 소유하게 됐다. 동시에 기존 최대주주였던 산업은행 지분은 39.40%에서 13.28%로 감소했다. 이로써 KG그룹은 2000억원으로 연 매출액 2조가 넘는 회사를 인수하게 됐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