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원 자금 조달로 자동화·물류센터 등 구축유통가능주식수 58%…미중 무역분쟁으로 현금흐름 악화PER 26배…평가시가총액 1.7조원으로 상장 채비
[IB토마토 허준식 기자] 1979년 진웅기업으로 설립된 지누스는 2000년 초반까지 텐트 등 캠핑용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수출하는 업체였다.
하지만 중국을 포함한 개도국의 급속한 산업 발전으로 지누스가 생산하는 원부자재의 국제 경쟁력은 약화됐고 매출과 수익성도 둔화됐다.
이에 지누스는 주력 사업을 매트리스 등 가구 사업으로 전환했다. 2004년부터는 관계사인 노스폴(NorthPole Ltd.)이 연구개발해 오던 침대와 침구류 사업을 운영했으며 2005년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압축포장기술'로 물류비용을 절감, 미국 침대시장에 진출했다.
자료/지누스
지누스는 과거 캠핑 사업을 영위하며 유지한 북미 대형 소매상과의 영업 네트워크 덕분에 단기간 내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데 성공, 글로벌 최대 메모리폼 매트리스 전문 업체로 성장했다.
지누스는 여행가방처럼 바퀴가 달린 박스에 매트리스와 침대 프레임을 접어서 포장해내는 기술로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특허권을 취득하기도 했는데 지누스는 이 특허로 별도의 배송 부담 없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지누스는 침실가구의 성공을 바탕으로 거실, 주방, 서재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군으로 사업 확장도 추진 중이다.
침대의 주요 구조물인 매트리스를 기준으로 구분할 때, 침대 제품은 전통적인 스프링 내장형 침대와 비 스프링 내장형 침대로 구분될 수 있다. 비 스프링 내장 침대의 주종은 공기압을 사용한 공기주입식 침대(AIR BED)와 매트리스의 내부가 완전히 폼 구조물로 구성된 폼침대(FOAM BED)로 지누스의 주력은 폼침대라고 할 수 있다.
지누스의 침대 메트리스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며 90% 이상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주 판매채널은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이며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45%는 아마존을 통해 발생했다.
미국침대협회(ISPA) 자료에 기반한 지누스의 미국 온라인상의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은 2014년 24.3%에서 2018년 27.3%로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 전체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은 4~5%로 분석되고 있다.
자료/지누스
매트리스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테크나비오(Technavio)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온라인 가구 시장규모는 약 650억달러(77조7200억원)로 매해 15~20% 성장해 2022년 1050억달러(125조54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의 경우 올해 전 세계적으로 약 45억달러(5조3800억원)에 육박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해 두자리수의 성장을 보여 2022년 62억달러(7조41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누스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중국에서 생산되고 미국에 수출되는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와 관련 해당 이슈가 장기화될 수도 있음을 대비, 인도네시아 공장을 건설해 중국 생산분을 축소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국내 생산법인의 가동률은 감소한 상황이며 향후 고정비 부담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유통 가능 주식수 57.9%…공모자금은 시설투자와 운전자금으로 사용
공모 후 주주구성은 최대주주 이윤재 회장 33.71%, 이다니 2.85%, 자사주 4.63%, 공모주주 20.63%, 기존 일반주주 37.3% 등이며 유통 가능 주식수는 공모주식 20.6%를 포함한 57.9%다.
지누스가 2017년 3월 주당 2만6900원에 임직원에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 87만주, 전환사채 20만주(해당 전환사채 보유자인 NH투자증권은 지누스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보호예수를 확약함)는 향후 주주구성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1570억원을 인수할 예정이며 인수수수료는 21억8900만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18년 10월25일 100억원 규모 지누스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해당 전환사채의 전환가는 5만원이며 주식으로의 전환은 올해 10월28일부터 가능하다.
공모 302만주 중 신주모집은 219만7000주, 구주매출은 82만3860주다. 매출될 구주는 최대주주 이윤재 지분 중 50만주, 최대주주의 자녀인 이다니 지분 중 15만주, 최대주주 배우자인 이소정 지분 10만3860주 등이다.
이윤재 회장은 1848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대한무역진흥공사 상품조사부, 삼화 해외영업부에 근무했으며 1979년 진웅기업((현)지누스)을 창업했다. 이 회장은 1990년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도 수료했다.
이번 공모로 조달될 자금 중 구주매출대금 659억원을 제외한 순수입금 1730억원은 공장부지 매입, 생산공장 건립, 첨단 발포기 및 생산자동화설비, 스마트팩토리시스템, 물류센터 구축 등 시설자금에 703억원, 운전자금에 833억원, 차입금 상환에 2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지누스의 기관 수요예측은 10월16~17일, 청약은 10월21~22일, 납입은 10월24일이다.
이익잉여금 2100억원…미중 무역분쟁으로 현금흐름 악화
지누스의 2019년 상반기말 자본총계는 2173억원이며 이익잉여금은 2114억원이다.
지누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6년 23.8%, 2017년 14.4%, 2018년 8.5%로 둔화됐으나 올해 상반기 12.4%로 개선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6년 163%, 2017년 158%, 2018년 192%로 업종평균 106%보다 높은 편이며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도 173%에 달한다. 2018년 부채비율 증가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내 생산시설 확충 시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이 진행됐기 때문이며 공모를 통한 차입금 상환 등을 고려할 때 부채비율은 감소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매출액증가율은 2016년 63.20%, 2017년 76.49%, 2018년 3.15%로 정체됐으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384억원으로 전년대비 35% 증가했다.
영업이익증가율은 2017년 7.2%, 2018년 -39%로 등락했으며 2019년 상반기 194%로 재차 증가하고 있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2016년 5.6회, 2017년 5.7회, 2018년 4.9회, 2019년 상반기 5.3회로 유지되고 있으며 재고자산 회전율은 2016년 7.9회, 2017년 10.1회, 2018년 7.1회, 2019년 상반기 5.3회로 둔화되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에서 전략적으로 재고보유량을 370억원 가량 늘린 탓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6년 223억원, 2017년 294억원, 2018년 11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재고 확보로 인해 -160억원으로 악화된 상황이다. 인수인은 향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현금흐름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ER 26.7배…주당평가가액 11만800원
NH투자증권 ECM2부는 2017년 9월 지누스와 상장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후 올해 9월까지 지누스 중국 공장과 미국 현지법인, 인도네시아 공장 등을 포함해 실사를 진행했다.
지누스 가치산정에는 상반기 순익을 연환산화 한 실적에 기반해 PER 분석을 적용했다.
비교대상기업은
현대리바트(079430),
한샘(009240), 템퍼씰리인터내셔날(Tempur Sealy International), 슬립넘버코퍼레이션 (Sleep Number Corporation) 등이며 적용 PER은 26.7배다.
지누스의 반기 순이익을 연환산한 순이익은 652억원이며 PER 26.7배를 적용한 평가 시가총액은 1조7400억원, 주당 평가가액은 11만800원이다.
공모밴드는 평가액을 18.79~27.81% 할인한 8~9만원이다.
한편 지누스는 1989년 '진웅'이란 사명으로 코스피에 상장했으나 사업다각화에 따른 재무악화로 2005년 5월 상장폐지된 바 있다. 2005년 3월 당시 지누스의 누적결손은 656억원, 자본 총계는 -352억원으로 완전잠식 상태였다.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