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허준식 기자] 2차전지계의 지멘스 코윈테크가 다음달 초 증시에 입성한다. 코윈테크는 2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에서 공정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는 업체다. 공정자동화시스템은 스마트팩토리 분야 중 하나다. 스마트팩토리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산업이며 대기업 주도의 시장기반 구축이 진행되고 있는 분야다.
코윈테크 주력은 2차전지 공장자동화설비다. 작년말기준 83% 매출비중을 차지했고 올해 1분기엔 90%를 넘어섰다. 코윈테크는 2차전지 공정 전영역을 자동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며 2차전지 제조 상위 5개사에 대한 매출이 2018년 88.05%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주 매출 지역은 국내, 일본, 중국, 폴란드, 싱가폴이다.
자료/코윈테크
코윈테크의 전방산업은 2차전지다. 2차전지 산업은 과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기기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하지만 환경 오염 규제, 에너지 절감에 대한 니즈가 확산되며 전기차와 ESS로 그 폭이 확장되고 있다.
코윈테크 인수인인 미래에셋대우는 각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과 3세대 전기차 출시에 따라 지난해 110만대를 돌파한 세계 전기차 시장이 2025년 연 1100만대로 급팽창할 것으로 예측했다. 2차전지의 최대 수요처가 전기차임을 감안한다면 2차전지 시장도 고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3세대 전기차 출시와 맞물려 글로벌 2차전지 생산은 2025년이면 2018년대비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차전지 제조업체들이 캐파 증설에 나설 것이어서 코윈테크의 2차전지 공정자동화 설비물량도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버그와 한화투자증권의 단기 전망에 따르면 주요 2차전지업체의 올해 설비투자규모는 2년전보다 50% 가량 증가한 120억달러(14조원) 수준이다.
자료/코윈테크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 31.5%…공모자금은 선행개발에 투자
코윈테크 상장 후 주주구성은 최대주주 이재환(21.06%)과 특수관계인이 53.3%, 직원57명 등이 13.5%,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1.3%다. 유통가능 주식수는 직원57명 등의 물량 9.6%, 공모주주 21.9%를 포함 31.5%다. 코윈테크는 2017년 12월 주당 5000원에 주주배정으로 28만주, 주당 5000원에 우리사주조합대상으로 12만주를 증자했다.
자료/DART
이재환 코윈테크 대표는 55년생으로 1974년 성동기계공고 전자과 졸업 후 삼성중공업과 삼성전자에서 자동화업무를 담당했으며 삼성항공 시스템업무, 세화전자 기술 총괄과 관리이사직을 수행했다. 1998년 이전 근무처인 삼성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했고 이후 자동화설비에 대한 이해력과 전문성을 인정 받아 2001년 코윈테크 대표로 취임했다. 취임 후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환 코윈테크 대표. 자료/IFG파트너스
삼성전자와 삼성항공 출신 코윈테크 임원은 CS총괄에 정준효 상무, 기계사업총괄에 김성헌 상무, 제어사업총괄에 이영섭 이사, PLC설계 총괄에 백상태 이사 등이다. 특수관계인 중 코윈테크 106만주, 11.6%를 보유한 정갑용 전무는 2012년부터 영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1999~2012년까지 에스에프에이에서 영업총괄 수석부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코윈테크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총액인수 방식으로 200만주, 총 568억원(공모가 확정 시 최종결정) 규모 공모를 진행중이며 100% 신주 모집이다. 조달된 자금은 아산 제2사업장 증축(146억원), 차입금 상환으로 무차입 경영(65억원), 자동화설비 기술력향상 및 인공지능 로봇 개발(100억원), 운전자금(244억원)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코윈테크는 그동안 수주 위주로 개발을 진행했는데 이번 공모자금으로는 선행 개발에도 더 투자할 방침이다.
1분기 OP마진 32.88%…성장성과 현금흐름도 양호
코윈테크의 1분기말 현재 자본총계는 266억원, 이익잉여금은 222억원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6년 7.73%, 2017년 5.64%, 2018년 13.68%, 올해 1분기 32.88%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 1분기말 현재 차입금의존도는 42.3%로 2016년 60.6%에서 감소중이며 부채비율도 76%로 줄었다. 지난해 재고자산 회전율은 65.4회로 업종평균을 큰 폭으로 상회했으며 매출채권 회전율 역시 7.15회를 기록, 평균인 4.94회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 올해 1분기 회전율 하락은 코윈테크의 사업 특성상 제품제조 진행정도에 따라 대금을 회수하는 프로세스 때문으로 현금흐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코윈테크 실적추이. 자료/코윈테크
성장성 측면에서 코윈테크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7년 59.1%, 2018년 91.5%를 기록했다. 이는 2차전지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주 거래선의 생산설비 투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2017년 16%, 2018년 365%를 기록 중이다. 특히 2018년의 경우 매출 급증과 원가율 개선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6년 36억원, 2017년 27억원, 2018년 -29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64억원으로 개선되면서 +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코윈테크의 매출채권은 대부분 3개월 이하의 기간에서 안정적으로 회수되고 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도 차입금 상환에 따라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다.
PER 21.95배·주당평가가액 4만600원
코윈테크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IPO2팀은 2014년 12월 대표주관 계약 체결 후 2018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실사를 진행했다. 주당 가치 평가에는 기상장된 비교기업(피앤이솔루션, 피엔티, 맥스로텍, 이노메트리, 대보마그네틱, 엔에스, 삼익THK, 브이원텍)의 최근 사업연도 실적과 올해 1분기 실적을 연환산화 한 연간추정실적을 산술 평균해 PER 21.95배를 적용했다.
동일방식으로 코윈테크의 작년 순이익 103억원, 올해 연간추정 순이익 235억원의 평균치인 169억원을 산출했다. 여기에 비교기업 PER 21.95배를 곱해 얻은 코윈테크의 평가 시가총액은 3716억원이다. 주당 평가가액은 4만604원이며 희망공모가는 주당평가가액을 15.03~30.06% 할인한 2만8400원~3만4500원이다. 올해 연간 순익으로만 보면 PER은 15.8배로 떨어진다. 코윈테크는 올해 4월 액면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Q&A를 정리한 것이다.
Q : 올해 1분기 매출 원가가 크게 개선된 배경은?
A : 우리가 작년에 핵심부문 인력을 선제적으로 70명 정도 보강했다. 그리고 폴란드 플랜트가 대형화되면서 비용이 감소했던 점이 매출원가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됐다. 폴란드는 국내 배터리 대형사와 우리가 2016년에 나갔는데 당시만 해도 초기투자 시점이라 사업을 전개하면서 비용 등이 많이 투입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플랜트가 더 커지면서 우리가 비용측면에서 유리한 거래선들을 확보할 수 있었고 그런 부분이 원가 절감에 도움이 됐다. 추가적으로 설명드릴 부분은 우리가 올해 1분기가 실적이 좋았던 건 일시적이긴 하지만 AS매출이 많이 발생했기때문이다. 아마 AS매출이 2020년까지는 좀 더 이어질 것 같다.
Q : 향후 실적 전망은?
A : 고객사와의 관계가 있고 해서 이 자리에서 실적전망을 말씀드리긴 어렵다.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Q : 일본 2차전지업체와 3번째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하셨는데 좀 더 상세한 설명 부탁드리고 최근 일본 수출 규제 이슈가 코윈테크 사업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A : 말씀하신 일본 2차전지업체는 소니의 2차전지사업을 인수해서 대략 2년반 전에 이 시장에 들어왔다. MLCC 선두권업체이기도 한데 아마 2차전지 사업 성장성을 보고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소니가 일본내 전지사업부가 공장입지가 좀 그랬었다. 그래서 소니를 인수한 그 업체는 새로운 공장을 싱가폴에 지었고 우리가 이제 계속해서 그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3번째 진행중인데 앞으로도 더 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이슈가 되는 일본의 수출 규제는 다행히도 2차전지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원재료 거래선을 일본 뿐만 아니라 독일과 미국으로 다변화해 놓은 상태다.
Q : 2차전지 제조 전공정과 후공정에서 마진은 전공정이 더 좋다고 하셨는데 이 둘은 어떤 차이인가?
A : 전공정은 전해질, 양극재, 음극재 등의 2차전지 재료가 실제 투입돼서 이제 전지의 완제품이 패키징까지 끝난 상태로 완제품이 나오는 과정까지다. 후공정은 주로 테스트인데 먼저는 충방전을 통해 완제된 2차전지에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고 이제 고저온 테스트, 수명, 발화 등의 테스트를 거쳐 제품의 균일성과 성능을 확인하는 테스트 공정이다. 후공정은 자동화가 오래전에 됐고 진입 경쟁사도 많아 마진이 평준화됐고 낮다.
반면 전공정 자동화는 우리가 작년부터 시작했다. 물론 준비는 그 전부터 거래선과 같이했다. 전공정 자동화는 2~3가지 복합기술이 접목돼야함은 물론이고 전방 2차전지업체 생산 스케쥴상 납기도 중요하다. 그래서 신규업체 진입이 쉽지는 않다. 우리가 2017년엔 후공정 비중이 92.8%였는데 작년엔 49%로 줄었고 전공정은 51%가 됐다. 올해 예상은 전공정이 56%, 후공정이 44%다. 점차 마진이 좋은 전공정 비중이 커지고 있다.
자료/코윈테크
Q : 지적재산권에 최근에 관심 갖게 된 이유는?
A : 사실 그간은 우리가 일하느라 바빴다. 우리처럼 개발성 장비를 하는 업체들은 그 수혜를 누리려면 특허 관리, 보호를 해야 한다. 2차전지 핵심기반기술과 스마트팩토리 기반기술 등 특허출원으로 지적재산권 보호 장벽을 높일 계획이고 작년에는 우리가 3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2025년까지 우리 목표는 특허 100건, 개발 100건이다.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