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항로는
①삼성전자는 커가는 공룡인가, 다 커버린 공룡인가?
꾸준한 성장…향후 성장 여지에 대해선 엇갈려
성장하는 공룡 기업, 성숙형 기업으로 가기 쉬운 상황
공개 2019-07-24 08:3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6일 14: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시가총액 273조원인 삼성전자는 어떤 기업이라고 정의내리기 어렵다. 시가 총액 기준으로 2위인 SK하이닉스(50조원)보다 5배 이상 많다. 또한 CE(백색가전), IM(스마트폰), DS(반도체, 디스플레이), 하만(전장 사업) 등 사업부문도 다양하다. 한 10대 회계법인 이사는 "삼성전자는 왕국이다"라면서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IB토마토는 왕국의 현 상황을 영업활동, 재무활동, 투자활동으로 파악해 삼성전자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진단해본다.(편집자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입구에서 직원 및 방문객들이 출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삼성전자는 성장형 기업일까? 성숙형 기업일까?”
 
최근 삼성전자를 상징하는 단어는 '초격차'다. 벤처 기업을 연상시키는 성장 속도는 삼성전자와 '성장형 기업'을 연결시킨다. 성장의 포인트인 영업을 중심으로 볼 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를 성숙형 기업보다 성장형 기업에 더 가깝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사업 부문의 실적이 추세적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전장 사업 부문 등 신사업 부분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의 여지가 어느만큼 남아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16일 IB토마토는 자산 운용, 이코노미스트, 회계법인, 국내외 신용평가 전문가에게 '삼성전자는 성장형 기업인가, 성숙형 기업인가'를 주제로 질문을 했다. 해외 신용평가 연구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전문가들은 '현재 '는 삼성전자가 성장형 기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장형 기업은 추세적으로 이익이 늘어난다. 한 해 삐끗할 수 있지만, 통시적으로 이익은 증가한다. 또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과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사업 부문에 투자를 확대한다.
 
성숙형 기업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사업 부문에서 꾸준한 실적을 내지만 눈에 띄게 영업이익이 증가되지 않는다. 그 결과, 성장에 베팅하는 주주가 줄어들기에 주식의 장기 보유를 유도하기 위해 배당을 늘린다.
 
한 회계사는 "삼성전자처럼 사업부문이 다양한 기업을 분석하기 위한 건 아니지만, 현금흐름표의 트랜드를 보면 기업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차입 규모도 다르고 배당의 규모도 다르기에 개별 기업 별로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투자 활동은 기업의 현 상황, 사업 부문의 업황, 일본의 무역 보복 등 메크로한 부분 모두 들어가야하기에 다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성장형 기업, 성숙형 기업
 
꾸준한 성장…향후 성장 여지에 대해선 엇갈려
 
기업의 중추인 영업활동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삼성전자가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도 그 모습은 나타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08년 6조원이었다. 게다가 2010년 16.8조원, 2013년 36.7조원 2018년 58.8조원으로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2008년의 영업이익을 비교할 때 차이는 9.8배다. 
 
매출액 역시 2008년 121조원, 2010년 155조원, 2013년 229조원, 2018년 243조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에 대해 "아직은 성숙형 기업보다는 성장형 기업이다"면서 "10년 단위로 이익이 2~3배 단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90년대에는 조 단위의 이익을 냈으나 2000년대 10조원 대 이익, 지금은 지난해 기준으로 60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는 등 이익 성장의 속도가 가파르다"고 진단했다.
 
또한 주 사업 부문은 최신 트렌드와 밀접하다.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5G 이동통신 등 4차 산업혁명에 반도체는 필수품이다. 4차 산업의 존재만으로도 반도체 산업 부문은 성장성이 있다. 
 
2013년 삼성전자의 실적이 대표적인 예다. 2012년 당시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2013년의 반도체 산업 역시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2013년 1분기 삼성전자는 2012년 1분기와 비교해 유·무형 자산의 투자를 절반 이상 줄였다. 
 
반전이 일어났다. 2013년 중반 이후 4차 산업혁명이 부각되고 이와 관련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2013년 영업이익은 36.7조원를 냈다. 이는 전년(2012년)의 20.0조원와 비교할 때 16.7조원(83.5%)증가한 수치다. 1분기 반토막 난 유·무형자산의 투자 역시 그 전해 보다 0.5조원 늘어난 24.1조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을 떼고 본다면?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 상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떼고 본다면 성장형 기업과 성숙형 기업의 모습이 함께 보인다. 매출액 비중이 가장 높은 IM부문이 특히 그렇다. 
 
이와 관련해 유익선 한화자산운용 투자전략팀장은 성숙형으로 전환하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상 비중이 높은 IM 부문의 내부를 뜯어보면 장비 부분의 성장성이 아직은 관찰이 되고 있다"면서 "반도체 부문도 갑론을박이 있긴 하지만 기존의 캐시 카우인 메모리 부문 이외에도 비메모리 부문까지 확장하고 있어서 성장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전체 사업에서 IM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를 제외하면 가장 높았다. 지난해 IM부문의 매출액 비율은 38.9%(해외법인 부문 간 내부거래 포함)로 DS부문의 42.6%보다 낮았다. 하지만 2015년 45.00%, 2016년 46%, 2017년 40.2%으로 줄곧 사업 부문 중 가장 매출액 비중이 높았다. 
 
이어 그는 "성장산업으로 일컬어지는 IT부문, 그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부분 경쟁력은 크지 않다"면서 "그 가운데 장비, 부품, 가전 그리고 모바일 부문에서 구산업에서 신산업의 경계선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추가적인 신성장동력을 마련하지 않으면 성장형 기업의 모습이 아닌 배당을 늘려야만 주주를 달랠 수 있는 성숙형 기업으로 전환하기 상당히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IM 부문 역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라 큰 폭의 성장 여지가 남아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스마트폰을 휴대폰이 아닌, IT 디바이스를 여기는 소비 패턴이 대세가 될 가능성 때문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휴대폰 자체적으로는 성숙기지만 IT디바이스 관점에서 보면 성장기라고 봐야한다"며 "스마트 폰의 주 기능을 전화로 볼지 엔터테이닝 기기로 볼지에 따라서 성장 과 성숙 여부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핸드폰은 성숙기이지만, IT디바이스로는 성장기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박기범 기자 5dl2la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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