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허준식 기자] 펌텍코리아(영문명 PUM-TECH KOREA)의 사업은 사명에 답이 있다. 펌텍코리아는 2001년 8월 펌프 기반의 플라스틱 용기 제조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현재는 주로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제조하고 있다. 펌텍코리아의 주력인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기준 58.7%인데 2020년이면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여 1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펌텍코리아
펌텍코리아는 설립 후 현재까지 혁신적 아이템의 개발 및 고품질 제품을 생산, 고객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해 왔고, 그 결과 금융위기, 사드 여파 등 시장 상황의 악화와 관계없이 매출이 17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2002년 펌텍코리아가 한국 최초로 개발한 화장품용 펌프튜브 등 히트 상품의 매출은 꾸준하다.
매출 100%가 화장품 용기인 펌텍코리아는 거래선 9곳(아모레퍼시픽 17.4%, LG생활건강 5.3%)에서 매출의 53%가 발생하며 국내 매출비중은 72%이다. 작년말 기준 펌텍코리아의 국내 화장품 용기시장내 시장점유율은 22%로 1위 연우(30.3%)에 이어 2위이다.
펌텍코리아 포트폴리오. 자료/펌텍코리아
펌텍코리아는 화장품 용기 전문가인 김종오 이사를 두고 있으며, 김종오 이사는 1992년부터 산두금형, 아폴로산업, 우성정밀 등을 거쳐서 2008년부터 펌텍코리아의 연구소에서 근무했고, 2013년부터 회사의 연구부문 담당 임원으로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유기적인 연구개발은 물론 고객의 요구를 제품 및 금형에 반영하여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모델 경쟁력도 우수하다.
특히, 자체모델금형 비중을 쉽게말하면 ODM 비중이 81%로 경쟁사(50%)나 중국로컬업체(20%)대비 월등히 높고 이 덕분에 설비자동화와 고마진을 시현하고 있다. 펌텍코리아의 설비자동화율은 90%에 달한다.
화장품시장 성장과 함께 가는 용기시장
인수인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화장품 용기가 화장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하지만 화장품 선택기준에 있어서는 응답자 73%가 용기디자인을 고를 정도로 중요한 제품이 바로 용기이다.
유로모니터는 세계 화장품 시장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총 시장규모는 약 5.7~6.1%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화장품 용기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펌텍코리아는 화장품산업을 제약과 패션의 중간지대에 위치한 산업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향후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 30.38%…PE랑 가족이 구주매출 줄였다
상장 후 주주구성은 최대주주(이도훈 32.03%)와 특수관계인이 61.50%를 보유 중이며 상장 후 매도가능물량은 공모주주 27%를 포함해 30.38%이다. 이도훈 대표는 연세대 교육학과, 제일제당 마케팅팀, 부친 이재신 회장이 설립한 '부국티엔씨' 영업관리 이사 등을 거쳐 2001년 8월 펌텍코리아를 설립했다.
인수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부국티엔씨 근무시절 펌프용 용기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펌프용 포장재 연구에 매달려 현 270여개의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영업력도 뛰어난 이도훈 대표 덕분에 2002년 7억원이던 매출은 2018년 1511억원으로 220배 가량 폭증했다. 이도훈 대표는 시장 니즈를 캐치하고 빠르게 읽어내며 이에 맞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집행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신 회장의 부국티엔씨(주)는 1969년 설립됐으며 문구용기, 제약용기, 생활용품용기, 화장품용기 등 50여년 역사의 용기 산업 노하우가 축적된 회사이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부국티엔씨’ 이재신 회장은 최근 자서전을 내기도 했다.
펌텍코리아 공모의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총액인수 방식으로 51만2000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중이며 모집총액은 973억원이다. 당초 공모 64만주 중 신주모집은 1만9809주, 구주매출은 62만주이었으나 특수관계인인 이현주(이도훈 대표 동생)와 교환사채 보유 PE가 각각 6만8000주, 6만주 구주매출을 줄여 최종 공모는 51만2000주로 변경됐다. 구주매출로 인한 현금 유입은 자본항목내 자본잉여금으로 적립될 예정이다. 펌텍코리아 액면은 500원이며 이번 공모로 조달된 자금은 제2,4공장 신축(200억원), 차입금상환(220억원), 법인세 납부와 금형 제작(260억원)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자본총계 888억원에 잉여금 883억원…OPM 업계평균보다 3배 높아
펌텍코리아의 1분기말 현재 자본총계 888억원 중 이익잉여금이 883억원에 달한다. 우수한 재무구조는 경쟁사 대비 낮은 원가율과 높은 이익률에서 확인되고 있다. 펌텍코리아의 1분기말 현재 매출원가율은 77.83%로 업종평균인 82%대보다 우수하며 영업이익률은 15.49%, 순이익률은 12.52%에 달하고 자기자본순이익률은 24.79%로 높은 수준이다.
펌텍코리아는 2009년 자체개발한 에어리스콤팩트 생산라인 자동화를 필두로 2015년에 공장을 설립, 이전하면서 자동화율을 대폭 끌어올린 바 있다. 이후에 개발된 스틱류 등의 자체모델 생산 라인 또한 자동화를 진행, 원가율을 낮추고 수익성을 강화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업계 평균보다 약 3배 높은 영업이익률을 시현중이다.
펌텍코리아의 1분기말 부채비율은 62.28%로 동종업종평균 112%대비 안정적이며 재고자산회전율은 23.73회, 매출채권회전율은 7.37회로 역시 평균대비 우수하다. 펌텍코리아의 매출성장률은 2016년 29.71%, 2017년 24.23%, 2018년 13.11%, 2019년 1분기 23.46%로 업종평균 4.86%를 상회하고 있으며 1분기 영업이익 역시 28.37%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6년 92억8500만원, 2017년 210억6000만원, 2018년 183억원으로 +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PER 33배 주당 평가가액 40만1000원'…확정 공모가 19만원
펌텍코리아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3부는 2017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8번의 실사 후 펌텍코리아의 기업가치를 산정했는데 여기엔 PER 분석이 적용됐다. 비교대상기업은 연우,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이며 적용PER은 33.32배이다. 펌텍코리아의 순이익은 최근 4개분기 순익을 합산 적용한 226억원이며 PER 33.32배로 타겟팅한 결과 평가시총은 7500억원, 주당 평가가액은 40만1318원이다. 펌텍코리아 공모가액은 주당 평가가액을 32.72%~40.20% 할인한 24~27만원 밴드였으며 확정공모가는 평가액 대비 52.61% 할인된 19만원이다.
자료/DART
다음은 IPO기자간담회 Q&A를 정리한 것이다.
Q : 자동화설비 비중이 높다고 하셨다. 총자산 중 기계장치 등 비중은 몇 %이며 자동화설비 내용년수는 얼마인가?
A : 재투자비용이 궁금하신가 본데, 먼저 내용년수는 10년이다. 하지만 우리 설비가 사실 어떤 주기적으로 전체 설비를 교체하는 식의 형태는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린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다보니 제품 구성이 달라질때마다 조금씩 일정 부품을 교체하고 있다. 총자산 중 기계장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내외다.
Q : 화장품 사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 간 시각차가 존재하는가?
A : 지난달 4일 싱가폴 IR 결과 우리는 국내 투자자와 해외 기관투자자간에 시각차를 발견했다. 국내는 화장품산업에 성장 둔화 우려가 있지만 해외기관투자자는 남미와 유럽을 포함해서 화장품 산업의 성장성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Q : 상장 후 관계사인 부국티엔씨 지분을 인수하는 것인가?
A : 현재로선 관계사로 해서 지분법처리하고 있는데 연결 반영을 위해 일정부분 그러니까 연결을 할 수 있는 수준 만큼의 지분확대는 진행될 수 있다. 현재 부국티엔씨 보유 지분은 29.62%다.
Q : 올해 배당계획과 향후 배당성향은?
A : 올해 배당은 아직 내부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진 못했다. 다만 향후 배당성향은 10~20%대까지 생각하고 있다.
Q : 주식수가 적은데 향후 액면분할 계획은?
A : 우리도 유통주수가 적어서 걱정하고 있다. 거래가 잘 될지…액면분할 가능성 뭐 그렇게 하는 것도 검토해보겠다.
Q : 작년에 상장 연기된 이유는?
A :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이 2017년 재무제표를 감사하던 중 재고자산 회계처리와 관련해 '한정' 의견을 내면서 우리가 상장예비심사 신청이 미뤄졌었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다보니 재고자산 회계 이슈가 발생한 것인데 이 문제는 해결됐고 올해 상장이 진행된 것이다.
Q : 작년에 펌텍코리아 매각 이슈가 있었다. IPO 후 최대주주 지분 매각이 다시 진행되는 것인가?
A : 관계사인 부국티엔씨가 2016년에 펌텍코리아 주식을 대상으로 378억규모(교환가능주식수 28만주)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이 교환사채는 두산그룹 계열 PEF운용사인 네오플럭스 자금이 투자된 '케이티씨앤피그로쓰챔프 2011의 2호 사모투자전문회사'가 받아갔었다. 2018년에 네오플럭스가 이 자금의 EXIT를 원했다. 상장이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상장이 늦어지자 매각설까지 돌았던 것이다. 우리는 여러차례 매각 계획 없다고 했지만 언론보도가 반대방향으로 흘러 한동안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폐쇄한 적도 있었다. 이후 불완전기재된 재고 부문이 처리됐고 상장이 다시 진행됐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부국티엔씨를 포함해서 가업을 이어나갈 생각이며 글로벌 1위 용기제조업체인 미국 압타(코드명 ATR)와 프랑스 용기제조업체 알베아 같은 회사로 키우고 싶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압타 시가총액은 9조2000억원, PER은 41배이다.
압타 일간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