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네트웍스, 관광단지에 묶인 돈 171억…대여 한도 또 확대
'그란크루세' 3년째 매출 0원·자본잠식 -320억
대여금 87% 손실 처리 후 한도 206억으로 증액
보증 60억에 FI 지분 매수 약정까지 부담
공개 2026-10-29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6일 18:4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용현 기자] 다산네트웍스(039560)가 장목관광단지 특수목적법인(SPC) '그란크루세'에 대한 대여금 한도를 최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산네트웍스는 그동안 대여한 대여금 대부분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 놓은 상태라 대여금 한도를 늘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개발사업 SPC가 착공 전까지 적자를 내는 것은 일반적인 구조지만 돈을 빌려준 다산네트웍스 스스로 회수 가능성을 낮게 본 상태에서 추가 대여의 길을 열었다. 대여금 외에 보증과 지분 매수 약정까지 걸려 있어 다산네트웍스가 떠안을 수 있는 부담은 회사의 재무체력에 비해 작지 않다.
 

다산네트웍스 판교 사옥. (사진=다산네트웍스)
 
다산, SPC 대여금 87% 손실 인식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산네트웍스가 그란크루세에 실제로 빌려준 돈은 올해 6월 말 기준 17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4월 첫 대여 이후 단계적으로 자금을 집행해 왔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38억 5000만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회사는 이 171억원 가운데 149억원(87.4%)을 손실충당금으로 쌓아 뒀다.
 
그럼에도 다산네트웍스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그란크루세에 대한 대여 한도를 171억원에서 206억원으로 35억원(20.5%) 늘렸다. 실제로 돈을 더 빌려준 것이 아니라 빌려줄 수 있는 한도를 늘린 것으로 회사는 늘어난 한도 안에서 주주 간 협의를 거쳐 금액과 시기를 정해 단계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란크루세는 경상남도 전략프로젝트인 장목관광단지를 개발하기 위해 2023년 3월 세워진 사업법인이다. 앞서 2022년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이 2023년 1월 경남도, 거제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설립했다.
 
이 중 다산네트웍스는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해 관광단지의 IT 인프라 설계·구축과 스마트 생태계 운영 사업에서 우선제안권을 확보했다. 지분율은 설립 당시 25%에서 10%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9월 45%로 높아져 최대주주가 됐다. 대여금과 별도로 다산네트웍스가 그란크루세에 납입한 자본금은 공시 기준 22억 5000만원이며 그란크루세 대표이사는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가 겸하고 있다.
 
개발사업 SPC는 통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착공하기 전까지 주주들이 빌려준 자금으로 인허가와 설계, 운영 비용을 충당한다. 분양이나 운영 수입이 생기기 전까지는 매출 없이 비용만 나가는 구조다. 그란크루세 역시 설립 이후 매출 없이 지난해 115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자본총계는 2024년 말 -205억원에서 지난해 말 -320억원으로 줄었다. 사업은 아직 PF 실행과 착공 전 단계로 경남도는 지난해 11월 사업 범위를 확장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여금을 내준 다산네트웍스의 판단은 달랐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이미 그란크루세 대여금 171억원 가운데 148억 8000만원에 손실충당금을 쌓았고, 그란크루세 지분의 장부가액은 0원으로 처리했다. 외부감사를 받은 재무제표에서 대여금 대부분을 회수가 어려운 자산으로 분류한 것이다. 연 6%로 정한 이자도 마찬가지다. 다산네트웍스는 올해 6월 말 기준 미수이자 등 기타채권 24억 6000만원 전액에 충당금을 설정했다.
 
 
 
회수는 PF 실행이 전제…보증·FI 지분 매수 약정도
 
공시상 다산네트웍스가 대여금을 돌려받는 방법은 두 가지다. 그란크루세가 PF 대출을 받으면 그 자금으로 주주대여금을 전액 상환하고, PF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모자라는 금액은 이후 분양수입으로 갚는 구조다. 다만, 분양수입 역시 PF로 착공이 이뤄져야 생기는 만큼 두 방법 모두 PF 실행이 전제다. 대여 만기는 2027년 6월 말이지만 실제 상환 시점은 PF 일정에 달려 있는 셈이다. 회사는 대여금을 그란크루세 자본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도 밝혔는데 이 경우 대여금은 현금으로 돌려받지 못하고 출자금으로 바뀐다.
 
대여금 외에 다산네트웍스가 진 의무도 있다. 다산네트웍스는 그란크루세를 위해 서울보증보험에 60억원 규모의 사업이행보증을 제공하고 있어 그란크루세가 사업을 이행하지 못하면 보증 책임을 진다.
 
주주간 협약에는 지분 매수 약정도 들어 있다. 인허가가 공모사업계획서보다 2년 이상 늦어지거나 토지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재무적투자자(FI)는 출자금 회수를 요청할 수 있고, 다산네트웍스 등 전략적투자자는 1개월 안에 FI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또한 토지조성사업이 준공된 뒤에도 FI 지분 전부를 연 10% 수익률(ROE)이 충족되는 가격에 매수해야 한다.
 
이는 다산네트웍스의 재무체력에 비춰 보면 부담은 가볍지 않다. 늘어난 한도 35억원을 모두 대여할 경우 이는 다산네트웍스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16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다산네트웍스는 별도 기준으로 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결국 개발사업 자체의 진행과 별개로 다산네트웍스는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대여금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 대여 한도를 늘렸다. 여기에 출자금과 보증, 지분 매수 약정까지 함께 걸려 있어 PF가 실행되기 전까지 그란크루세 관련 부담은 다산네트웍스가 떠안는 구조다.
 
<IB토마토>는 다산네트웍스 측에 한도 증액 배경과 사업 추진 상황 등을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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