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투자 점검)①투자액 1조 넘긴 AC…백서에 없는 회수 성적표
VC 겸업 운용사가 AC 투자 증가 주도
협회 "회수 실적 집계는 2~3년 뒤 가능"
공개 2026-10-12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07일 17: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초기투자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투자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운용을 관리할 것인지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금액과 보육실적만으로 시장의 성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회수·청산으로 이어진 성과와 운용 과정의 이해상충 가능성을 살피고, 창업지원 사업 개편이 충분한 근거를 갖췄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IB토마토>는 초기투자 시장의 성장과 그 이면을 들여다보고, 제도적 공백과 개선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액셀러레이터(AC)의 연간 투자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지만 투자한 돈이 얼마나 돌아왔는지는 산업 통계에서 빠졌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최근 공개한 '2026 액셀러레이터 산업백서'는 투자·보육 실적을 담았으나 회수액과 출자자(LP) 분배 실적은 제시하지 않았다. 협회는 조합 청산 사례가 적어 회수 성과를 집계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다만 창업기획자 제도 도입 이후 상당 기간 운용된 조합도 있는 만큼 최종 청산 수익률에 앞서 결성연도별로 회수가 얼마나 진행됐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AI제작·IB토마토)
 

투자·보육 집계…지난해 순증은 VC 겸업 AC 주도

 

7일 초기투자AC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AC 전체 투자금액은 1조 117억원이다. 2017~2025년 누적 투자액은 4조 5291억원이다. 집계에는 ▲창업기획자의 투자·보육 데이터 ▲개인투자조합·벤처투자조합 데이터 ▲모태펀드 자조합 데이터 등이 활용됐다. 

 

지난해 전체 AC 투자액의 절반 가까이는 벤처투자회사를 겸업하는 운용사가 집행했다. VC를 제외한 AC 투자액은 51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전체 AC 투자 규모 증가는 VC 겸업 AC가 주도한 셈이다.

 

실제로 협회가 밝힌 운용사별 누적 투자금액 상위 3사는 VC 라이선스를 보유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를 비롯해 슈미트(DSC인베스트먼트(241520) AC 자회사) 등으로 나타났다. 누적 투자건수 상위 3사는 씨엔티테크, 인포뱅크,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으로 파악됐다. 투자를 단행한 AC 수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17년 25개에 불과했지만, 2023년 256개→2024년 286개→2025년 295개로 증가했다. 

 

2017~2025년 공시 창업기획자 375개사가 운영한 보육 프로그램은 1만 725개다. 장기 집중 육성·개별 맞춤 지도에 중점을 둔 배치형·멘토링 유형이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다만 단기 네트워킹 이벤트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육 프로그램이 일회성 행사보다 지속적 육성 활동 중심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사진=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투자액 쌓였지만…회수·분배 성과는 공백

 

회수 실적은 투자 이후 결과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투자 집행액이 기업에 공급한 자금을 보여준다면 회수액은 돌아온 자금의 규모를 나타낸다. 두 수치를 함께 보면 투자 확대와 회수 흐름을 구분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백서에는 회수액과 청산 수익률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투자 실적만으로 회수 성과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향후 출자자(LP)에 실제로 분배된 금액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산을 처분해 조합에 들어온 돈과 LP에 지급된 돈은 구분된다. 운용을 마친 조합이 납입출자금에 비해 얼마를 돌려줬는지 확인하면 LP 성과를 볼 수 있다. 비용을 반영한 수익률과 분배 시점까지 살피면 회수 규모만 비교할 때 놓칠 수 있는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

 

조합 간 비교에는 운용기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결성된 조합과 오래 운용한 조합은 투자·회수에 쓸 수 있었던 기간이 다르다. 결성연도를 구분하고 운용 중 회수와 최종 청산 결과를 나눠 보면 이런 차이를 반영할 수 있다. 청산 조합과 운용 중인 조합이 집계에 얼마나 포함됐는지 밝혀야 비교 기준도 분명해질 수 있다.

 

보육 실적과 회수 자료를 함께 살펴보면 기업 지원 활동과 투자 결과를 나눠 평가할 수 있다. 프로그램 수와 유형은 지원 방식을, 회수·조합 청산 자료는 투자 결과를 보여준다. 다만 회수 성과만으로 보육 효과 전체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보육 내용과 투자기업의 성장 과정도 고려해야 한다. 회수 자료는 기존 활동 통계를 보완할 근거다.

 

초기투자AC협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창업기획자 등록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밖에 되지 않았으며, AC 중 회수 사례가 나온 하우스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라며 "조합 청산 사례가 많지 않아 현재로서 회수 실적을 집계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판단되며, 2~3년 후부터 집계를 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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