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아베스틸지주(001430) 계열사들이 올해 상반기 상생금융 결제를 확대하면서 협력사들의 현금 확보를 적극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생금융이란 대기업인 원청업체로부터 일감을 받은 최상위 위탁기업인 1차 협력사가 하위 협력사에게 신용 공여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원청업체의 신용 공여를 받는 1차 협력사 뿐만 아니라 최대 4차 협력사까지 1차 협력사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어음 현금화 할인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향후 세아베스틸지주 산하 사업 자회사들의 신용도 및 자금흐름 관리가 상생금융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란 평가다.
(사진=세아그룹)
상생금융 결제 규모 확대
9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는 상생금융 결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협력사에 거래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세아베스틸지주의 연결 기준 '동반성장론' 및 '다같이 상생론' 실행 금액은 각각 1638억원, 39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69.4%, 102%씩 증가했다.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등 지주사 산하 사업 자회사들이 상생금융 결제의 다수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생금융 결제는 주로 1차 협력사만 누리던 저렴한 어음 현금화 비용 혜택을 4차 협력사까지 확대한 제도다. 하위 협력사도 이전보다 저렴하게 어음을 현금화할 수 있는 이유는 1차 협력사가 자신의 우량한 신용도를 금융기관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보통 기업 간 거래는 어음을 통해 이뤄진다. 하위 협력사는 상위 협력사로부터 받은 어음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어음 할인을 적용받는다. 이는 사실상 선이자와 유사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하위 협력사로 갈수록 손에 쥐는 현금이 줄어든다.
1차 협력사는 대기업 등 구매기업과 직접 거래하는 주체인 까닭에 구매기업의 신용공여에 따라 어음 현금화 과정에서 비교적 비용이 적다. 상생금융 결제에서는 1차 협력사가 2~4차 협력업체에 대해 구매기업 역할을 하는 셈이다.
1차 협력사가 자신의 신용도를 금융기관에 제공하면, 금융기관은 1차 협력사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하위 협력사에 대한 거래 대금을 우선 지급한다. 하위 협력사는 조기에 저렴한 비용으로 거래 대금을 현금으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철강산업의 수요 부진이 이어지며 하위 협력업체의 재무 체력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금융권을 통해 철강 중소기업에 대한 P-CBO(저신용 기업 회사채를 묶어 유동화 증권으로 발행한 상품) 발행 규모를 확대하는 등 철강 공급망에 대한 자금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
상생금융 결제 제도 확대로 세아베스틸지주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특수강 공급망의 재무 체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금 조기 수령으로 자금 활용도를 높일 수 있으며, 조달 비용 인하에 따라 실질적으로 협력업체가 받는 현금도 커진다.
사업 자회사 선전 속 우수한 신용도 유지
세아베스틸지주 상생금융 결제 제도는 사실상 산하 사업 자회사의 신용도에 기반해 운영되는 면이 강하다. 신용 제공 주체의 재무 건전성 관리가 향후 상생금융 결제 제도 확산과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세아베스틸지주,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등 계열 회사 신용도는 철강업계 내에서 우량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9일 현재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상의 신용도는 모두 A+를 기록했다. 모회사인 세아베스틸지주 역시 지난해 2월 회사채 발행 과정서 A+ 신용도를 받은 바 있다.
향후 세아베스틸지주 계열사의 부채 관리 등이 신용도에 영향을 미친다. 올 상반기 세아베스틸지주의 연결기준 매출과 유동 매입채무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 반기만에 매입채무는 67%가량 증가했다. 1년 사이 반기 매출은 12.8% 증가해 매입채무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한 상생금융 결제 규모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생금융 결제는 매입채무로 분류된다. 상생금융 결제 제도에서 구매기업에 해당하는 세아베스틸지주 산하 자회사 입장에서는 대금을 받을 상대방만 협력업체에서 금융기관으로 바뀔 뿐, 지급 금액과 지급 일자 등 지급 조건은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에 대금을 정산한다 해도 정산대금의 성격은 물품과 용역 구매비용으로 간주된다.
매입채무 증가가 신용도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단언하기 어렵다. 매입채무의 증가는 원료 구매나 결제 시점 차이에 따라 증가할 수 있어서다. 세아베스틸지주의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32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20억원)로 줄었으나, 매출 확대에 따라 운전자본 현금 지출이 1년 사이 1900억원 가까이 증가한 영향 때문이다.
세아그룹 측은 <IB토마토>에 "세아베스틸지주는 주력 종속 회사들의 상생금융 확대와 해당 제도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그룹 계열사의 선제적 현금흐름 관리와 수익 중심 경영 기조를 지속해 나가고, 확보된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협력사들과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