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포용보험)①회계 늪 갇혀 상생보험 '외면'
취약계층 보장 공백 메우지만…IFRS17선 중요도 낮아
보장성보험·GA 중심 영업 강화…채널서도 포용보험 소외
공개 2026-09-03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1일 10:0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의 포용금융이 답보 상태다. 현행 회계인 IFRS17 체계서 수익성(CSM)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상생금융 상품은 뒷전으로 밀렸다. 손해율 높은 저수익 상품으로 영업에서 배제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형 보험사들마저 금융취약계층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상품 판매에는 소극적인 실정이다. 포용금융을 활성화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정착시키려면 보험료 할인이나 일회성 지원에 머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B토마토>는 보험업계 포용금융의 현주소와 한계를 짚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가 새 회계 기준인 IFRS17 속에 갇혀 포용적 보험의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IFRS17 회계서 중요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몰두, 보장성보험 영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용금융 상품은 소외계층에 대한 보장 공백을 해결해 줄 수 있지만 CSM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외면됐다.
 
(사진=연합뉴스)
 
취약계층 보장으로 역할 부각…IFRS17 회계서는 '무용' 취급
 
포용보험(Inclusive Insurance)은 보험 시장에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층·고령층·영세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서비스다. 상대적으로 배제됐던 전통적 위험에서 보장 격차를 해소할 뿐 아니라 인구구조나 기후, 환경 등 새롭게 부상하는 위험도 함께 다룬다.
 
지난 1990년대 저소득층 대상의 소액보험인 미소금융(Microfinance)에서 확장해 소액계층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포용보험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때는 2010년대지만 최근 금융 산업의 빠른 성장과 더불어 정부의 상생금융 정책이 속도를 내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 포용보험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에는 신용생명보험, 상해보험(소상공인·취약계층), 기후보험, 풍수해보험, 화재배상책임보험, 장애인전용보험, 한부모가정의료보험, 다자녀안심보험, 치매배상보험 등이 있다.
 
제2금융권에서도 포용금융 확대에 대한 역할과 실적이 요구되고 있지만 보험업계는 우수한 손익 성장에도 불구, 새 회계(IFRS17) 문제에만 몰두하면서 관심에서 벗어난 상태다.
 
IFRS17 체계서는 CSM 성장을 위한 보장성보험 신계약 영업, 보유계약에 적용하는 계리적 가정(손해율과 해지율, 사업비 등) 조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신계약 영업에서는 계약 체결로 CSM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CSM 환산배수를 우선시한다.
 
보험영업에서 CSM 효율성을 추구하다 보니 수익성이 낮고 회계 효과가 미흡한 포용보험 상품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단순히 특정 상품에 대한 취급 선호나 수급 우열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는 고위험군인 취약계층에 대한 잠재적 손실 우려로 보험 인수심사를 강화하거나 관련 상품 판매를 지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현행 규제 체계나 상품심사 기준이 위험 기반의 가격 산정을 기본으로 삼기 때문에 포용금융과 같은 사회적 목적의 상품이 수익성과 상충, 사업화가 쉽지 않아 해당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결국 손해율과 수익성 때문인데, IFRS17 회계와 연관해서 보자면 보장성보험이 CSM에 도움 되지만 포용금융 관련 상품은 손해율이 크기 때문에 굳이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취약계층 관련 상품이 많지 않고 활성화되어 있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영업 채널에서도 불리한 구조…"GA는 보장성보험 영업용"
 
영업 채널 측면에서도 포용금융 상품은 뒷전이다. IFRS17 체계서 보험영업 양상은 보장성보험이 중심인 만큼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의 대면 영업 전략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GA는 수익 구조 특성상 원수 보험사로부터 얻은 모집수수료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포용금융 상품을 취급할 만한 유인 자체가 적다. CSM 효과가 높은 보장성보험을 얼마나 판매했는지가 곧 GA 실적과 시장 점유율 확보로 직결된다.
 
반면 포용금융 상품은 온라인(다이렉트), 은행, 플랫폼 기업 등의 비대면 채널을 주로 활용해서 접근한다. 사실상 보험소비자가 스스로 알아봐야 하는 구조다. 이 경우 보험에 대한 접근성이나 금융 이해도가 떨어져 이용 가능성이 저하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장성보험이 중요한 IFRS17 회계에서는 설계사 대면 영업 활용도가 더 높아지게 됐고 그 결과 GA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라면서 "포용금융 상품은 GA 영업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상품이 아니었고 현행 체계서는 더 소외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금융 확대로 오프라인 시장이 열렸다고는 하지만 포용금융 상품은 여기서도 주로 취급하는 라인이 아니다"라며 "다이렉트 채널에서 정보를 직접 찾고 가입해야 하는 구조도 취약계층에는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