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국내 액셀러레이터(AC)
인포뱅크(039290) 투자사업부 아이엑셀을 이끄는 홍종철 대표가 차기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이하 AC협회)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화성 현 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 끝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기 회장 인선을 둘러싼 물밑 논의가 시작되는 모습이다. 인포뱅크는 국내 대표적인 기업형 액셀러레이터(AC)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데다 상장사를 기반으로 초기투자부터 후속투자까지 영역을 넓혀왔다는 점에서 홍 대표가 후보로 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집행부를 둘러싼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초기창업기업 투자 의무와 이에 따른 후속투자 제약 등 AC 업계의 규제 개선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AI제작·IB토마토)
홍종철 아이엑셀 대표, AC협회장 후보 거론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홍종철 인포뱅크 아이엑셀 대표는 차기 AC협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이엑셀은 인포뱅크가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운영하는 사업부다. 홍 대표는 아이엑셀을 이끌며 여러 스타트업을 발굴해 왔다.
홍 대표가 후보로 거론되는 데는 아이엑셀의 투자 실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엑셀은 씨엔티테크와 함께 대표적인 AC 투자 상위 운용사로 꼽힌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쏘카(403550) ▲인공지능 테크 기업
크라우드웍스(355390)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퀄리타스반도체(432720) 등이다. 모회사 인포뱅크는 200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메시징 서비스 기업이다.
AC협회는 지난 2024년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 통합으로 출범했다. 회장은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다. 전 회장은 2024년 2월 취임했으며 지난해 1년 연임이 결정되면서 임기가 2027년 2월까지로 늘었다. 현재 AC와 벤처캐피탈(VC), 기업형벤처캐피탈(CVC), 대학기술지주회사, 공공형 AC 등을 포함해 회원사 260여곳을 두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홍종철 인포뱅크 아이엑셀 대표가 AC협회장 후보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인포뱅크 아이엑셀은 씨엔티테크와 더불어 AC 업계에서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운용사 중 하나"라고 전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개인조합은 문턱 낮췄지만…벤처조합 후속투자는 제약
차기 협회장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로는 AC의 후속투자 관련 규제가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지난 6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벤처투자법·벤처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창업기획자가 운용하는 개인투자조합의 투자 대상이 기존 업력 3년 이내 기업에서 투자유치 이력이 없는 업력 4~5년차 창업기업까지 확대됐다. 개인투자조합의 상장법인 투자 한도도 10%에서 20%로 높아졌다. 벤처투자조합의 투자 운용 자율성도 확대됐다. 종전에는 개별 펀드별 20%, 동일 운용사 전체 40%의 창업·벤처기업 투자의무가 적용됐지만 개정 이후 운용사 전체 기준 40%만 적용된다. 정부가 잇따라 투자 규제를 낮추면서 벤처펀드의 자금 운용 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조합의 경우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업력 4~5년차 기업까지 투자 범위가 넓어졌다. 반면 AC가 위탁운용사(GP)로 운용하는 벤처투자조합은 여전히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의무를 적용받는다. 현행법상 초기창업기업은 사업 개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으로 정의된다.
이에 따라 AC가 초기부터 투자한 기업이 업력 3년을 넘긴 뒤에도 후속투자를 집행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해당 기업에 대해 벤처투자조합으로 집행한 후속 투자금은 의무투자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후속투자를 늘릴수록 별도로 업력 3년 이내 기업에 대한 투자도 함께 확대해야 의무비율을 맞출 수 있어 펀드 운용에 제약이 생긴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AC들이 유망한 초기기업을 발굴한 뒤 성장 단계까지 자금을 공급하려면 후속투자 여력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들어가는 4~5년차는 추가 자금 조달 수요가 커지는 시기다. 업계에서는 이 구간의 자금 공백을 줄이기 위해 초기창업기업의 범위를 현행 3년에서 5년까지 확대하거나, 후속투자를 의무투자 실적으로 인정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AC 컴퍼니빌딩(벤처스튜디오) 제도를 둘러싼 논의도 활발하다. 컴퍼니빌딩은 전문 조직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팀을 꾸려 회사를 제작하는 모델이다. 관련 시행령 개정 전에는 AC가 직접 선발하거나 보유한 초기 창업기업에 대해서만 경영지배 목적 투자가 가능했으나, 개정 후 직접 설립 형태의 컴퍼니빌딩도 허용 범위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후속투자 규제 완화를 위해선 먼저 초기창업기업의 정의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현재 초기창업기업의 정의는 사업 개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인데, 이 기준이 5년으로 늘어나야 후속투자 규제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기부는 올해 인포뱅크·시리즈벤처스·선보엔젤파트너스·와이앤아처 등 4곳에 경영지배 목적 투자 금지 관련 위반으로 경고 또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인포뱅크는 이 처분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인포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사는 중기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라며 "불복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재결 기간이 연장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기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창업기획자가 운용하는 개인투자조합에 대해서만 규제가 완화됐다고 보면 된다"라며 "이와 관련해 벤처투자조합 관련 규제 변동은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