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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 금악포크빌리지 떠난다…공공재원 10억 사업 '책임론'
국비·주민 자부담 10억원 투입…2021년부터 더본 임대 운영
최근 햄·가공육 생산가동률 3년간 급락 속 임대 계약 종료
계약 종료해도 재무상 타격 미비…운영권 마을 이관 예정
공개 2026-07-16 11:38:4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16일 11:3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더본코리아(475560)(이하 더본)가 국비와 주민 자부담 등 약 10억원이 투입된 지역상생 시설 '금악포크빌리지' 운영에서 손을 뗐다. 2014년 농촌진흥청 6차산업 시범사업으로 조성된 이 시설은 2021년부터 더본이 임대해 자사 육가공 제품 생산기지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일부 제품 가동률이 10%대까지 추락하며 운영 규모가 쪼그라들자 더본은 임대 계약을 끝냈고, 운영권은 다시 마을로 넘어갈 예정이다. 최근 지역상생 사업의 전국 확대를 내세운 더본이 공공재원이 투입된 기존 사업에서는 철수하면서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악포크빌리지 전경. (사진=네이버 로드뷰 캡처본)
 
국비 10억 투입된 지역상생 모델…더본 임대 운영 종료
 
16일 <IB토마토> 취재 결과, 더본은 지난달 30일 제주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금악포크빌리지 임대 계약을 종료했다. 인수인계는 오는 30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운영권은 마을 측이 다시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악포크빌리지는 2014년 농촌진흥청의 '6차산업 수익모델 시범사업'에 선정되며 조성된 시설이다. 당시 전국 195개 사업이 경쟁한 가운데 제주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국비와 지방비, 주민 자부담 등을 포함해 총 10억원이 투입됐다. 사업은 지역 특산 자원인 제주산 돼지를 활용해 생산과 가공, 관광·체험을 연계하는 6차산업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농가 소득 증대와 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됐다.
 
사업 초기에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전국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됐다. 농촌진흥청 6차산업 수익모델 평가 또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역시 수상하며 대표적인 지역 상생 모델로 꼽혔다.
 
성공 사례로 꼽히던 해당 사업은 2020년을 기점으로 암초를 만났다. 코로나19 등으로 마을 중심 운영이 점차 위축된 것이다. 더본이 해당 사업에 등장한 시기는 2021년이다. 더본은 지역 상생 프로젝트 일환으로 금악포크빌리지를 임대해 운영을 맡아 자체 육가공 생산시설로 활용했다. 시설 내 장비는 지자체가 지원한 기계를 함께 사용했다.
 
해당 사업장은 빽햄 논란 등을 거치며 크게 위축됐다. 제품 생산 가동률은 최근 3년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제품별로는 햄이 2024년 83%에서 2025년 52.5%, 올해 1분기에는 25.3%까지 가동률이 떨어졌다. 가공육도 같은 기간 66.7%에서 20.6%, 다시 13%로 급감했다. 소시지 또한 89.4%, 92.3%, 74.9%로 가동률이 하락세다. 회사 측은 가동률 하락이 소비 수요 변화와 원가 부담 등 대내외 경영 환경 영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인근 상권 역시 예전보다 침체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악포크빌리지에서 생산한 소시지를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는 금악소세지판매장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소시지 등 제품 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가동률이 떨어진 것으로 안다"며 "인근 상권도 예전보다 많이 침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6차산업 수익모델 시범사업'을 담당했던 제주도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임대 운영 시설인 만큼 생산 가동률 하락 등 경영상황은 별도로 보고받지 않아 알지 못했다"며 "다만 센터가 지원한 장비가 사업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는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다"고 말했다.
 
 
 
가동률 급락에도 지역상생 확대 강조…활용 방안은 과제
 
금악포크빌리지와의 임대 계약 종료가 더본코리아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냉장가공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미치지 않아서다. 햄 등 냉장가공 제품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0.79%, 2025년 0.67%, 올해 1분기에는 0.44%까지 낮아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성 악화 상황에서, 회사는 가동률이 낮은 생산시설의 유지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더본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사에 따르면 금악포크빌리지와의 임대 계약은 기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상황과 협의에 따라 조절된다. 
 
최근 더본은 최근 지역상생 사업 확대 기조를 다시 내세우고 있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시장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며 지역개발 사업을 ESG 경영의 중장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특산물과 관광·외식을 연계한 지역 활성화 모델을 전국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백 대표의 발언에도 회사가 공공 재원이 투입된 지역상생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은 향후 더본이 추진하는 지역상생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책임성에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악포크빌리지는 소멸 위기를 겪는 지역에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고, 마을이 자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ESG 차원의 지역 활성화 사업"이라며 "더본코리아는 폐업 위기에 놓였던 금악포크빌리지를 임차해 시설과 생산 설비에 투자하고 운영을 정상화함으로써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고, 이후 지역이 직접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됨에 따라 임대 계약을 종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본코리아는 지역상생의 궁극적인 목적이 기업의 직접 운영을 지속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스스로 사업을 운영하고 성과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며 "계약 종료 이후에도 기술 및 운영 지원을 통해 지역의 자립적인 운영을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운영권이 다시 마을로 넘어갈 예정인 가운데 당초 사업 취지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제주도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마을 운영이 확정되면 기술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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