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채무 감소에도 매입약정 실행액 15.4% 증가일부 SPC 자본잠식 지속…차환·회수 여부 변수1분기 영업이익 11배 '껑충'·순자본비율(NCR) 개선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유진투자증권(001200)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가 외형상 줄었지만 실제 자금이 투입된 매입약정 실행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유동화 특수목적회사(SPC)는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과 유동화증권 차환 난항이 맞물릴 경우 재무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유진투자증권)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유진투자증권의 매입약정 규모는 44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4843억원보다 359억원(7.4%) 감소한 수치다. 반면 실제 자금이 집행된 매입약정은 같은 기간 1255억원에서 1448억원으로 193억원(15.4%) 증가했다.
매입약정은 부동산 PF SPC가 발행한 전자단기사채(ABSTB 등)가 만기에 상환되지 않거나 차환 발행이 어려운 경우, 약정에 따라 증권사가 해당 채권을 매입하거나 인수하는 계약이다. 부동산 PF 사업장의 자금 회수가 지연되거나 기초자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 증권사의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우발채무로 꼽힌다.
일부 부동산 SPC 자본잠식 지속…부실 현실화 우려
여기에 부동산 SPC 일부는 올해 1분기 자본잠식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주요 SPC별로 살펴보면 디비아쿠아제일차는 자본총액이 -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오션시티제일차도 2025년 말에 이어 자본총액 –1억8000만원을 유지했다. 에이치에스티제일차도 자본총액 –60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신규 편입된 유진드래곤제이차 또한 아직 자본총액이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러 있다.
물론 개별 SPC의 자본잠식 규모 자체는 수억원 미만으로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장의 자금 회수가 지연되거나 기초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SPC의 상환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이 경우 유진투자증권이 제공한 매입약정이 실행돼 우발채무가 실제 자금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유동성은 확보했지만 자체 현금창출력은 둔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4308억원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1분기 -2455억원에서 올해 338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75억원에서 -15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영향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차입부채도 늘었다. 유진투자증권의 차입부채는 지난해 말 4조669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4조7188억원으로 498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크지 않지만,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9조9166억원에서 11조3537억원으로 확대됐다. 구조화 익스포저와 금융부채가 함께 커진 상황에서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실적 및 자본적정성은 개선세…고위험 PF 포트폴리오는 과제
다만 손익 실적과 자본적정성 지표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66억원으로 전년 동기(59억원) 대비 11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60억원에서 527억원으로 약 8.7배 늘어났다.
실적 개선에 따른 이익잉여금 증가는 자본 확충으로 이어졌다. 1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1조1676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1325억원)보다 늘었으며, 이에 따라 순자본비율(NCR)도 지난해 말 397.5%에서 올해 1분기 419.9%로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해 말 4.3%에서 올해 1분기 17.6%로, 총자산이익률(ROA)는 0.5%에서 1.7%로 각각 개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 우발채무 관련해 부동산 PF 포트폴리오 내에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본PF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자산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향후 사업장별 자금 회수 속도와 분양 성과에 따라 손실 규모가 변동될 수 있어 자산 건전성 관리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내 부동산 PF뿐만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 자산 역시 주요 건전성 관리 대상으로 꼽힌다. 해외 투자자산의 경우 통상 회수 기간이 길고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만큼, 추가 손실 발생 여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유진투자증권은 향후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규 PF 투자 시 투자 자산 본연의 건전성과 사업성, 우량성을 중심으로 심사를 강화해 왔다"며 "향후 신규 투자 심사 강화, 포지션 모니터링 강화 등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한층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