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PFV 지분 투자 발생한 이익 미실현이익으로 이연합병 후 수익구조 재편…손실 예상액 72% 줄이며 질적 성장분양 비중 60% 상회…광주 운암산공원서 대규모 현금 유입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미분양 확대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담을 의식해 정비사업과 도급 위주로 사업 전략을 조정하는 흐름 속에서, 우미건설은 자체사업 중심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리츠(REITs)·PFV(프로젝트금융회사) 지분 투자 과정에서 누적된 500억원대 미실현이익과 우미개발 합병을 통해 강화된 개발·시공 일원화 역량이 불황기에도 분양사업 비중을 유지할 수 있었던 재무적 완충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운암산공원 우미 린 리버포레 공사현장. (사진=우미건설)
손익 인식 이연된 500억원…불황기 재무 완충 장치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우미건설의 지분법적용투자주식 내 미실현이익 잔액은 총 503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미건설이 ㈜우미대한제12호(124억원), 우미대한제23호(121억원) 등 리츠 및 PFV 지분 투자를 통해 발생한 공사이익을 당기 손익에 즉시 반영하지 않고, 회계 기준에 따라 손익 인식을 이연한 결과다.
미실현이익은 리츠·PFV 등 관계회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공사수익 가운데, 회계 기준상 아직 외부에 확정되지 않은 이익을 의미한다. 관계회사에 공사를 수행하면 개별 재무제표에는 수익이 인식되지만, 연결 기준에서는 내부거래로 보기 때문에 실제 분양이나 매각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지분율만큼의 이익을 다시 제외해 표시한다.
즉 실제 현장에서는 이미 공사수익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결 및 지분법 회계 기준상 해당 금액은 마이너스 항목으로 표시된다. 다만 이는 손실이 아니라 손익 인식 시점을 뒤로 미룬 회계 처리로, 사업 구조 안에 이익이 이미 내재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제거된 미실현이익은 프로젝트 종료, 분양 전환 또는 지분 매각이 이뤄지는 시점에 순차적으로 손익에 반영될 수 있어 향후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이익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건설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우미건설의 재무 부담을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지난 2023년 말 단행한 계열 시행사 '우미개발'과의 합병 효과가 본격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 계열사로 분산돼 있던 시행과 시공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사업 구조가 단순화되고 중간 마진이 제거되며 원가 통제력이 크게 강화됐다. 시행 단계부터 시공까지 의사결정 체계가 일원화되면서 사업비 집행과 공정 관리 효율도 개선된 것이다. 사업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손실 위험이 오히려 줄어든 배경으로, 합병을 통한 구조 재편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분법 회계는 관계회사에 대한 투자 성과를 지분율만큼 반영하는 방식으로, 실제 현금 유입 여부와 관계없이 회계상 손익이 인식될 수 있다"며 "특히 내부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은 외부 실현 여부에 따라 손익 인식 시점이 조정된다"고 설명했다.
분양수익 60% 돌파…현금 흐름이 증명한 자체사업
우미건설의 자체사업 중심 전략은 재무제표상 현금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말 기준 우미건설은 전체 매출 2조 934억원 가운데 약 1조 2503억원을 분양수익으로 올렸다. 전체 매출의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분양공사 누적공사수익은 2조 3014억원으로, 전년(1조 4511억원) 대비 58.6% 증가했다. 반면 향후 발생 가능성을 반영한 분양공사 총분양손실예상액은 78억원에서 21억원으로 72.2% 급감했다. 분양 물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손실 위험은 오히려 크게 낮아진 셈이다.
특히 분양 계약자들로부터 미리 수취한 분양선수금은 282억원에서 806억원으로 186% 급증했다. 광주 운암산공원(354억원), 남원주역세권(261억원) 등 수요가 검증된 사업지를 중심으로 공급 전략을 짠 것이 자금 회수 속도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같은 기간 도급공사 선수금은 199억원에서 96억원으로 51.5% 감소했다. 외부 발주 중심의 도급 사업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과 현금 회수력이 확인된 자체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로 해석된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금리 상승으로 PF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당사는 상대적으로 재무 구조가 안정적인 편"이라며 "분양 사업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핵심 경쟁력으로, 2024년과 2025년 모두 전반적으로 양호한 분양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주택 분양과 시공에 국한하지 않고 개발·운영·임대 등 부동산 전 생애 주기에 걸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