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가 된 코스닥)①코스닥 10곳 중 1곳, 1년 새 '주인 교체'
최근 1년간 대주주 변경·주식양수도 계약 221건
유행 신사업 통해 주가 부양 노리는 사례도 늘어
공개 2026-01-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06일 17: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시장이 혁신 벤처기업의 성장 무대가 아니라, 경영권을 사고파는 이른바 '머니게임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 체질 개선이나 신사업 확보를 위한 전략적 인수·합병(M&A)보다는 대주주의 단기 차익 실현이나 유동성 확보를 노린 경영권 매각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의 잦은 최대주주 변경은 경영 전략의 연속성을 훼손하고,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IB토마토>는 경영권 매각이 잇따르는 배경과 그 이면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코스닥 시장이 다시 혁신 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기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점검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최근 1년간 코스닥 시장 상장사 10곳 중 1곳이 최대주주 바뀌었거나 바뀔 예정이다. M&A는 혁신 벤처기업의 새로운 성장 도약 발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단기차익을 노린 M&A가 빈번해 지분가치 희석 등 기존 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일부 기업의 경우 주목받는 분야 신사업에 뛰어든다며 주가 부양을 꾀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코스닥 상장사 10분의 1, 최대주주 '흔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6일~올해 1월6일 코스닥 시장에서 최대주주 변경·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공시를 낸 코스닥 시장 상장사는 150곳(중복포함 시 221건)이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 기준 코스닥 시장 상장사가 1722곳인 점을 고려하면 약 8.7%가 최근 1년간 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최근 3년으로 확장하면 237곳(중복포함 시 612건)으로 늘어난다. 
 
M&A는 혁신 벤처기업에 새로운 자본·기술을 수혈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민법상 조합이나 사모펀드(PEF)가 단기 투자회수(엑시트)를 노리는 행태에 대해선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상장사의 잦은 최대주주 변경은 기업의 경영 불연속성 문제를 야기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지분가치를 희석할 수 있다. 특히 대주주가 바뀔 때마다 경영진이 교체되고 사업 방향이 달라질 경우 중·장기적인 연구·개발(R&D)도 쉽지 않다. 상장사의 펀더멘털마저 악화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거나 관리종목에 지정되기도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스닥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단순히 1년동안 2번이상 변경됐다고 해서 특별히 모니터링하고 있지 않다"라며 "회사 공시 서류상 문제가 있을 경우 조사한다"라고 말했다. 
 
신사업으로 주가 부양 노리기도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이 추진 중인 유행 신사업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증가도 눈여겨봐야 한다. 대부분 본업 경쟁력 강화보다는 기존 사업과 큰 접점이 없는 인공지능(AI), 가상자산, 바이오 등 주목받는 테마를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주가 부양을 노리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사 R사는 본래 원천소재 기술 기반 세라믹 부품 제조업을 주로 영위해왔다. 지난해 8월 회사는 사명 변경을 예고하고 ▲블록체인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소프트웨어 판매·판매대행 및 중개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R사는 블록체인 신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11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현재까지 자금 납입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폴리에틸렌이 주력인 I사는 지난해 사명을 OO로보틱스로 바꾸고 유상증자를 통한 로봇 신사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소액주주 측이 유상증자 목적을 두고 법원에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을 제기한 게 인용되면서 예고했던 신사업은 4개월 넘게 방치된 상황이다. 
 
IB업계에선 신사업을 예고한 코스닥 상장사의 실제 사업 운영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시 인수주체 자금 출처와 경영능력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법상 조합 형태의 인수주체가 자금을 활용해 머니게임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이 본업과 큰 접점 없는 신사업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주가 상승을 노리는 행위는 회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며 "최악의 경우 회사가 사업 운영에 집중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횡령·배임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신사업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유행하는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투자하는 데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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