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케이블 제조업체 티엠씨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최종 공모가를 공모희망가밴드 최상단인 9300원으로 결정했다. 조선·해양용 케이블 중심의 안정적인 실적 흐름과 북미 광케이블 시장 진출 성과가 기관투자자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조달 예정인 567억원 규모의 자금 전액을 시설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사진=티엠씨 홈페이지 갈무리)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티엠씨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610만주의 보통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해 약 567억3000만원을 조달하게 된다. 회사는 공모희망가밴드를 8000원에서 9300원으로 제시, 수요예측 과정에서 다수 기관이 밴드 상단 가격을 제시하면서 공모가는 최고가인 93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 물량 가운데 신주모집은 435만주, 구주매출은 175만주다
수요예측 흥행은 신청 현황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전자공시상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총 2136건의 주문이 접수됐으며, 총 신청 수량은 32억2065만주에 달했다. 이를 공모 물량과 비교한 전체 경쟁률은 약 960대1로 집계됐다.
국내 기관투자자 신청 현황을 유형별로 보면△운용사(집합) 354건△운용사(고유) 559건 △투자매매·중개업자 307건 △연기금·은행·보험 25건 △투자일임사 2건 △기타 기관 617건이 참여했다.
해외 기관투자자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대표주관사와 거래실적이 있는 기관 195건 △거래실적이 없는 기관 77건이 수요예측에 참여했으며, 해외 기관의 총 신청수량은 약 6억8590만주로 집계됐다.
유형별 경쟁률을 보면 국내 운용사(집합) 244.6대 1, 국내 운용사(고유) 154.8대 1, 국내 투자매매·중개업자 94.0대 1, 해외 거래실적이 있는 기관 226.1대 1 등으로 나타났다. 다수 기관이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유효 수요를 제시하면서, 공모가 밴드 중·하단 가격을 제시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자료=금융감독원)
상장을 주관한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인수인 의견을 통해 “티엠씨는 선박·해양용 케이블 분야에서 국내 주요 조선소를 핵심 고객으로 확보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최근에는 광케이블과 전력 케이블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선업 업황 회복과 전력·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기관투자자들의 상단 가격 제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티엠씨 따르면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전액 시설 투자에 투입된다. 티엠씨는 선박·함정용 케이블 생산라인 증설을 비롯해 지중 배전 전력선, 데이터센터용 케이블 생산 설비 구축에 자금을 배정할 계획이다. 광통신 사업부 설비 확충과 기존 건축물 개조 비용도 포함된다.
실적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티엠씨의 매출은 2022년 3358억원에서 2023년 3723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375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역시 1852억원으로 집계되며 연간 기준으로도 견조한 외형이 유지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일시적 적자 이후 2023년 1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2024년에도 100억원대 이익을 유지하며 수익성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재무구조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티엠씨의 부채비율은 2022년 260%대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84%까지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40% 미만 수준으로 하락했다. 다만 동종 업계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이 남아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IPO 이후 설비 투자 효과가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주요 관전 포인트로 보고 있다.
한편 티엠씨가 속한 케이블 산업은 조선 수주 회복, 해양플랜트 발주 증가,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며 중장기 수요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티엠씨가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경우, 조선 사이클을 넘어서는 구조적 성장이 가능할지 주목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