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레이다
KBI동양철관, 해외 수주 몰려오자 '선제 자금 투입'
발행주식 30%에 달하는 유증 규모에도 자금조달
이라크·대만 프로젝트 등 운영자금으로 전액 투입
공개 2025-11-14 17: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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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코스피 상장사인 KBI동양철관(008970)이 유상증자를 통해 이라크 오일·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에 힘을 보탠다. 대형 증자에 따른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예정된 굵직한 프로젝트를 위해 선제적인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I동양철관은 보통주 2386만6000주를 발행해 451억원을 모집한다. 현재 발행주식 총수인 7991만2502주의 29.87%에 달하는 대규모 증자로, 증자 후 발행주식수는 1억383만주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사진=KBI동양철관)
 
1차 발행가액은 주당 1888원이다. 실제 확정 발행가액은 구주주 청약일인 다음달 1일을 기준으로 3거래일 전 확정될 예정이다. 청약은 구주주를 대상으로 12월3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며, 납입일은 12월11일이다. 신주의 상장예정일은 12월26일로 계획됐다. 대표주관은 iM증권이 맡았다.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투입된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원자재(후판, 열연코일 등) 구입에 쓰일 예정이며, 이는 ▲미국시장 강관제품 수출 ▲대만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이라크 Oil&Gas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금 사용 시기는 내년 1분기 중 이라크 Oil&Gas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에 150억원, 2분기엔 미국시장 강관제품 수출에 60억원이 들어간다. 이후 3~4분기에 설쳐 대만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총 2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KBI동양철관 측은 "최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주요 교역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으로 당사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통상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는 수출 물량 확대와 신규 성장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BI동양철관은 지난 9월2일 이라크 Oil&Gas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 수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원재료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며, 미국 시장 수출물량과 관련해선 미국 내 유통업체와 연 약 5만톤, 800억원 이상 규모의 강관제품의 판매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가운데 추가적인 원재료 확보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대만 해상풍력 발전용 하부구조물 관련 프로젝트의 경우, 향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속력있는 계약에 의해 확정된 사항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거나 계약 시점에 예상한 납품 규모나 계약 금액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KBI동양철관은 부연했다.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엔 해당 대형 프로젝트 외의 다른 수주건에서 발생하는 제품 생산 관련 원자재 매입비로 전액 사용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KBI동양철관이 유증에 나서는 이유는 수주에 성공한 프로젝트 외에도 최근 금융기관이 철강 업종을 '은행대출제한 업종'으로 분류함에 따라 여신 한도 확보가 어려워지고 심사 기준(담보·재무약정 등)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KBI동양철관은 현재 천안공장·충주공장의 건물·토지 및 충남 천안시 풍세면 가송리 소재 토지를 담보로 제공, 약 4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지급보증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일반대출은 약 175억원 수준이다. 해당 담보자산의 감정평가액은 약 765억원이며, 각 자산별 담보인정비율(LTV) 조정 등을 감안할 때 미사용 한도대출 100억원을 제외하고 나면 실질적인 추가 차입 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IM증권은 인수인 의견을 통해 “최근 3년간의 재무 지표 변화를 통해 재무안정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2023년 전환사채 발행으로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139.7%까지 상승했으나 2025년 3분기 76.0%로 개선되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유동비율 역시 2022년 116.5%에서 2025년 3분기 기준 158.7%로 꾸준히 상승하여 단기 유동성 리스크가 낮은 구조를 보이는 등 산업 평균 대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요 원재료인 후판, 열연코일, 전기동은 제조원가의 약 70% 수준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 3분기 기준으로는 78.7%까지 상승하는 등 원가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미국의 철강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50%) 부과로 인해 수출 경쟁력에 대한 부담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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