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익 줄고 비용은 늘고…애플페이 도입도 '부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신용판매 수익성 저하
조달 다변화·PLCC 등으로 비용 효율성 높여야
간편결제 수수료 문제도 비용 측면서 잠재적 리스크
공개 2025-05-23 17: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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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국내 카드업계가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에도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수익 핵심인 신용판매 부문이 제도 영향으로 부진해서다. 간편결제서 부상하고 있는 애플페이 도입도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방법으로 비용 절감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경비율 하락에도 수익성 저하…‘비용 효율화’ 과제
 
23일 한국신용카드학회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업계의 총자산경비율(총자산에서 총경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1%다. 과거 저금리 시절에는 3%대를 나타냈는데, 비용 절감 노력이 지속되면서 최근 2%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경비율이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수익성 역시 저하되는 양상이다. 수익성 핵심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 흐름은 총자산경비율과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2%대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난해 말 1.4%까지 내려갔다.
 
 
수익성 저하 배경에는 특히 ‘신용판매’ 사업이 부진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하게 언급된다. 이는 카드사 영업 가운데 본업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지난 2012년 적격비용 제도 도입 이후 가맹점 수수료율이 계속 인하된 탓이다. 요율은 3년 주기로 개편되면서 내려가고 있다. 그 결과 신용판매 부문의 투하자본이익률(ROI)은 지난해 기준 0.6% 수준까지 하락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적격비용 제도를 통해 우대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그 적용 범위도 확대됐다”라면서 “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신용판매 위축과 카드론 급증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제도 영향이 있는 수익보다 비용 측면에서 효율화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방안으로는 크게 자금조달 다원화, 신용등급 개선, PLCC(상업자표시카드) 활용도 제고 등이 꼽힌다.
 
카드사 자금 조달은 주로 여신전문금융사채(회사채) 중심으로 이뤄지며,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이 부수적 수단으로 활용된다. ABS 발행의 경우 해외에서 대규모로 진행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조달 구조의 안정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이자비용을 축소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언급되는 것이 신용등급 개선이다. 신용등급이 한 등급 상승하면 카드사 여전채 발행금리가 0.1%p~0.4%p 떨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한 이자비용률 개선은 ROA에 미치는 영향이 0.05%p~0.1%p 정도로 평가된다.
 
PLCC는 카드사가 특정 브랜드 한 곳과 손잡고 관련 혜택을 집중 제공하는 맞춤형 신용카드다. 카드비용 가운데 모집비용(회원유치비), 판매관리비 내 광고선전비 절감에 도움이 되지만 업계 전체적인 활용도는 4.4%로 아직 낮은 편이다.
 
(사진=IB토마토)
 
애플페이 도입 추세지만…수수료는 비용 부담 요인
 
카드사 페이 서비스의 유료화가 확대되면서 관련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간편결제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결제하는 서비스인데, 이용실적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서 특히 부상하고 있는 것이 애플페이다. 현재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했으며 다른 카드사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애플페이는 수수료율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기준 신용카드 거래액의 0.15%로 알려져 있다.
 
현재 모바일 기기 제조사인 삼성전자(005930), 애플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각각 69.7%, 23.9%로 나타난다. 간편결제 이용금액과 구간별 수수료에 따른 총수수료 시나리오 수준은 ▲0.03% 적용 시 삼성 199억원, 애플 68억원 ▲0.15% 적용 시 삼성 997억원, 애플 341억원 등으로 분석된다.
 
신용카드사에 대규모 수수료가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페이는 애플과 같이 수수료를 도입하고 있지 않지만, 애플페이 성장으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가 사라지면 상황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삼성페이는 결제 규모가 거대한 만큼 카드사 실적에 치명적일 수 있다.
 
애플페이 활용을 위한 NFC(근거리무선통신)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도 비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전국 가맹점의 10% 수준에 불과해서다. 단말기 교체 비용을 소상공인에 전부 떠넘길 수 없기 때문에 카드사도 비용을 일정 부분 담당한다.
 
이와 관련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카드사는 추가적인 수수료율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익성 악화가 야기된다”라면서 “이에 따라 각종 프로모션 등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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