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전환)③쏠림 심화되는 온라인 소비…소비 생태계 '격변'
쿠팡, 5년간 연평균 42.39% 성장…지난해 매출 38조 돌파
경쟁서 밀린 롯데온·GS프레시몰·SSG닷컴 새벽배송 중단
쿠팡이츠 퀵커머스 확대에 '근린형' 강점 SSM도 긴장 고조
공개 2025-07-3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9일 17: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은 지난 5년 동안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다. 유통 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소비는 감소했다. 백화점과 편의점은 나름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대형마트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실질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가운데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의 최근 성장 추이를 살펴보고 이커머스 기업의 성장 속에서 이들이 어떤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쿠팡의 등장으로 유통산업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최근 5년간 쿠팡은 연평균 42.39%에 이르는 고성장세를 이어나가면서 이커머스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주요 자회사인 쿠팡이츠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을 재개하면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비롯한 오프라인 중심 유통기업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쿠팡·네이버 쇼핑 독주에 업체 간 격차 심화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전년도 대비 연평균 42.39% 성장률을 이어왔다. 경쟁사인 네이버커머스 연평균 성장률 30.27%과 비교해도 12%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앞서 이커머스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오프라인 소비가 위축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쿠팡과 네이버 커머스, 신세계(004170)그룹의 이커머스 사업 자회사인 SSG닷컴 등이 빠른 외형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쿠팡은 물류 투자를 통한 로켓 배송 확대와 편익 제공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거래액을 바탕으로 삼정KPMG가 점유율을 산출한 결과 쿠팡이 24.5%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네이버가 23.3%를 차지하면서 1·2위 업체 합산 점유율이 47.8%에 달했다.
 
SSG닷컴과 옥션·G마켓을 합산한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10.1%를 차지했다. 하지만 쿠팡과 네이버커머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SSG닷컴 매출액은 지난 2023년부터 역성장을 시작했다.
 
지난 2022년 1조7447억원을 기록하던 SSG닷컴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3년 1조6784억원, 2024년 1조5755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5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134억원) 대비 13.69% 감소하면서 역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같은기간 순손실은 125억원에서 351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최근 점유율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쿠팡·네이버와 다른 이커머스간 점유율 격차는 더욱 심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의 경제 달성 여부에 엇갈린 사업 성과
 
특히 이커머스업은 자체적인 물류 인프라 구축 등으로 인한 설비 투자와 운영 비용이 높아 물동력 확보를 통한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를 필요로 한다. 특히 물류 인프라 등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상위 이커머스 기업과 달리 판매량 부족 등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에서 열위할 수밖에 없는 기업의 경우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
 
이에 고비용 물류·배송 구조 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사업을 중단하거나 부분적 사업 이관을 결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에는 롯데쇼핑(023530)이 운영하는 롯데ON과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헬로네이처가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같은해 7월에는 GS리테일(007070)의 GS프레시몰과 프레시지가, 11월에는 SSG닷컴이 충청권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올해 1분기 말 쿠팡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1억달러에 달했다. 28일 기준 1억달러는 한화 1386억3000만원에 이른다. 쿠팡의 부채비율은 264.93%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지난해 말(272.23%) 대비 소폭 줄었다. 유동비율은 116.37%로 나타났다. 유동비율이 100% 이상이면 기업이 단기 채무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약 4억달러, 잉여현금흐름(FCF)은 1억달러를 기록했다.
 
네이버 역시 4조7211억원에 이르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다. 유동비율과 부채비율도 각각 126.25%, 40.26%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네이버의 1분기 OCF 6067억원으로, FCF는 4118억원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보고서 '이커머스 시장연구'를 통해 "이윤 손실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쟁 기업들이 사업 포기 또는 축소를 고려하게 되면서 잠재적 경쟁 기업의 신규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향후에는 일부 이커머스 기업의 최혜국 대우 조항 도입으로 판매자들의 가격졍쟁을 제한하거나 소수 이커머스에 대한 거래의존도 심화와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불공정 거래 등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커머스 기업이 설계한 유료 광고 노출, 알고리즘에 따른 상품 정렬 등으로 소비자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받게 되고, 이커머스 기업이 자사 우대(self-preferencing) 목적으로 유저 인터페이스 또는 알고리즘을 설계할 경우 경쟁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쿠팡이츠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쿠팡이츠 퀵커머스 확대에 SSM도 긴장
 
이 가운데 쿠팡이 자회사인 쿠팡이츠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을 재개해 눈길을 끈다. 쿠팡이츠는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인 쿠팡이츠 마트와 별개로 지난 6월부터 '쇼핑' 탭을 추가해 강남구에서 퀵 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영업자 등 판매업자가 쿠팡이츠에 입점해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전과 달리 비식품 분야로도 배송을 확대하면서 일각에서는 쿠팡이츠가 퀵커머스 사업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쿠팡이츠는 꽃·반려용품·과일·정육·문구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해 강남구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다만, 향후 지역 확대 일정 등은 미확정된 상태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꽃과 반려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업주들이 이츠에서 판로 확대가 가능한 배달 서비스를 시범운영하는 단계"라며 "고객경험을 고려해 시범운영 적용지역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퀵커머스를 통한 당일배송까지 가능해지면서 SSM과 편의점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SSM과 편의점이 보유하고 있는 주거지 인근에서 식품 등을 소량 구매할 수 있다는 강점이 퀵커머스의 강점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SSM 기업들은 배송과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통해 성장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GS더프레시는 자사앱(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GS와 배달의민족, 요기요, 네이버 장보기 입점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퀵커머스와 연계해 1시간 장보기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체인오퍼레인션' 고도화를 통해 신선식품 등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이마트의 후레쉬센터와미트센터 등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한 원가구조 개선으로 가격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슈퍼는 하절기 무료 배송 등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등 프로모션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유통가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쿠팡이 유통업계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의식이 될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다양한 방식과 접목해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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