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생보사, 변액보험 '초회 흥행'…유지율은 빨간불
증시 회복에 신규 판매 늘어 '초회보험료' 대폭 증가
2회차 이후 보험료는 오히려 하락…계약 해지 '탓'
공개 2025-05-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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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올해도 중소형 생명보험사 간 변액보험 영업 경쟁이 치열하다. 신계약 확보에 따른 초회보험료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 다만 2회차 이후 보험료는 업계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보험계약 해지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다. 신규 판매를 넘어 계약 유지가 주요한 과제로 언급된다.
 
중소형 보험사, 초회보험료가 성장 이끌어
 
7일 생명보험협회 월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생명보험사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합계는 5969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137.3%(3454억원) 증가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 체결 이후 고객이 처음으로 납입하는 보험료다. 보험사 신계약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쓰인다.
 
변액보험 시장에서 신규 영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중소형 보험사다. 초회보험료가 많은 순으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생명(085620) 1879억원 ▲KB라이프생명 1450억원 ▲하나생명 1068억원 ▲메트라이프생명 969억원 ▲iM라이프생명 268억원 ▲BNP카디프생명 162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최근 양상은 미래에셋생명이나 메트라이프생명보험과 같은 업계 강자들이 기존의 높은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KB라이프생명보과 하나생명보험 등 후발주자가 새롭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연간 초회보험료 실적도 이들 보험사가 이끌었다. 보장성보험 외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 넓히기 위한 목적에서다.
 
앞서 언급한 보험사들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일제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올해 주식시장이 회복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운용 성적에 따른 이익을 가입자에게 배분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주가지수와 보험료수익이 비례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보험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초회보험료 영역인 신규 판매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과 연관성이 높다"라면서 "코스피 지수가 좋아지면 판매 실적이 좋아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주식시장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지난해 4분기 대비 상승 전환하며 회복했다.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이 증가한 가운데, 코스피 시장 수익률은 3월 초 누적 기준 해외 증시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여건 탓에 변동성 장세가 있었지만 나름 양호했다는 평가다.
 
2회차 이후 보험료는 감소…수익률·유지율 제고 필요
 
보험료수익 구조는 초회보험료에 2회차 이후 보험료까지 더해야 전체 수입보험료가 산출되는 형태다. 변액보험은 초회보험료 성장으로 수입보험료 총액이 증가했지만 2회차 이후 보험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 2월 기준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2조2354억원으로 전년 대비 8.6%(1776억원) 증가했다. 반면 2회차 이후 보험료는 1조8063억원에서 1조6385억원으로 9.3%(1678억원) 감소했다. 2회차 이후는 중소형사보다 대형사 지분이 더 큰데, 기존부터 보유하고 있던 계약이 다수 존재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 규모도 크게 잡혀서다.
 
(사진=연합뉴스)
 
2회차 이후 보험료 감소는 중소형사부터 대형사까지 업계 전반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변액보험 신규 판매가 늘었지만 기존 보유계약에서 해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주식시장이 좋아지면 신규 판매가 잘 되지만 한편으로는 해약이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면서 “보험계약을 해지했을 때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는 변액보험이 연금 형태가 많은 반면 국내서는 소비자들이 연금보다는 저축성보험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상품 차이와 함께 소비자 인식 영향도 있기 때문에 해지가 많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시장 환경이라는 거시적 요인도 있지만 보험사 내부 차원에서는 상품 수익률과 계약 유지율 모두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생명보험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변액보험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영역인데, 중소형 생명보험사는 여기서 투자수익률 제고를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며 “변액보험은 상품이 변액 종신이나 연금이기 때문에 유지율 개선도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상품군 포트폴리오에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정하면서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라면서 “시장 금리 흐름이나 글로벌 매크로 지표 등을 살펴보면서 장기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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