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호은행, 수익은 비이자·타깃은 소상공인…인뱅 도전장
여신 중심 차별화 전략으로 제4 인터넷은행 도전
비이자수익 확대 목표에 금융권 회의적 시선
공개 2025-04-01 17: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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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한국소호은행이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앞세워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섰다. 예대마진 대신 비이자수익을 주 수익원으로 삼고, 데이터 기반 여신 상품 혁신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수익성과 건전성 확보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 대표(사진=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소상공인 특화 여신 상품에 주력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중심의 금융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주도하는 이 컨소시엄은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BNK부산은행 등 4개 은행이 이례적으로 참여했다. 기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323410)(국민은행 지분 보유), 케이뱅크(우리은행), 토스뱅크(하나은행)와 달리 다수 은행의 협력이 눈길을 끈다. 은행권 외에도 OK저축은행과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 금융기관도 참여했다. 컨소시엄 측은 다수의 금융기관이 참여하면서 기존 금융권의 노하우 등과 자본력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소호은행의 자본금은 3000억원이다. 상황에 따라 확대할 계획이다. 초기 자본금인 3000억원의 5배 이상, 1조5000억원 이상까지는 기존 주주가 별도 공모절차 없이 자금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출범 당시 3000억원, 케이뱅와 토스뱅크가 25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갖췄다. 금융사 이외 LG씨엔에스(064400), 메가존클라우드, 아이티센 등 IT업계와도 손을 잡아 디지털 금융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컨소시엄 측은 설명했다.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 역량이다. 한국신용데이터를 중심에 세운 이유다. 전국 170만 소상공인 사업장에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계열사 한국평가정보와 협력해 소상공인 맞춤형 평가 체계를 강화한다.
 
컨소시엄은 해당 데이터를 이용해 여신상품 차별화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수신에 집중한 만큼, 한국소호은행이 출범한다면 여신 상품 혁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금융기관이 개인 신용점수를 기반으로 소상공인 대출을 실행했다면, 한국소호은행은 사업 운영 능력과 업종 등 사업 성공 가능성을 파악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출범 이후 선보일 상품도 공개됐다. ‘나중 결제’와 ‘오늘 정산’이다. ‘나중 결제’는 물품 구매 시 은행이 선결제 후 상환받는 방식이고, ‘오늘 정산’은 거래처 대금을 은행이 선지급하는 공급망 금융 상품이다.
 
두 번째 상품은 맞춤형 지원금과 대출 연결이다. 사업장 정보를 바탕으로 정부와 지자체 등 지원금을 우선적으로 연결한 후 파트너사의 금융 상품을 조합해 최적의 대출을 제공한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며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으로서 사장님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이자수익 중심 전략과 건전성 과제
 
한국평가정보를 통해 수익성과 건전성도 챙길 예정이다. 한국평가정보는 지난 2021년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영업 중인 전업 신용평가 회사다. 공동체에서 모은 250만 사업장 데이터로 신용평가 모형을 차별화된 형태로 구축하고 있다. 해당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위험가중자산과 대손충당금, 신용노출위험 등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수익 구조는 비이자수익에 방점을 둔다. 데이터를 통한 지원금 사업, 공동대출 등에 대해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이 제공하는 대출 소개 영업을 플랫폼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비중을 20% 이상 유지할 방침이다. 비이자수익은 금융기관 연관성과 공동체 기능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얻는다. 한국신용데이터의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초기 고객을 확보하고, 영업 개시 후 4년 내에 흑자를 낸다는 구상이다.
 
다만 비이자수익 비중 등 수익 목표가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카카오톡 등 플랫폼 기반으로 비교적 빠르게 비이자수익을 키우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전체 영업수익 7473억원 중 수수료수익은 511억원, 플랫폼수익 298억원, 기타영업수익은 586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규모를 키웠음에도 전체 영업수익 중 이자수익이 6078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흑자 전환 시점도 불확실하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출범 3년 만에 457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4년이 걸렸다. 카카오뱅크도 순익을 얻기까지 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들은 특정 고객층 없이 폭발적 성장을 이뤘지만, 소상공인을 타깃으로 하는 한국소호은행의 목표는 더 도전적이다.
 
건전성도 과제다. 인터넷은행 3사의 2024년 연체율은 카카오뱅크 0.52%, 케이뱅크 0.9%, 토스뱅크 1.19%로 시중은행(평균 0.3~0.4%)보다 높다. 중저신용자 포용이 원인으로, 소상공인 대출에 집중하는 한국소호은행도 비슷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큰 강점이나,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라면서 “출범 이후 전략을 지켜봐야겠지만 건전성을 지키면서 4년 내 흑자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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