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해 1분기 투자은행(IB) 리그테이블이 공개되며 치열한 순위 경쟁이 드러났다. 기업공개(IPO) 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겪고 있지만,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3월 IPO 공동 1위로 두각을 나타냈다. 채권자본시장(DCM)에서는 NH투자증권이 대형 금융사 리파이낸싱 딜을 앞세워 선두를 탈환했다. 인수합병(M&A) 시장은 대기업 계열사 매각이 활기를 띠며 훈풍을 맞았고, 삼일PwC와 삼정KPMG가 자문 실적에서 앞서갔다. 상반기 대형 자금조달과 M&A 딜이 순위를 가를 전망이다.
IPO 침체 속 3월 대어를 잡아라…미래·삼성, 공동 1위
한국투자증권은 더즌과 에이유브랜즈 상장을 주관해 545억 원으로 2위에 올랐다. 연초부터 이어진 IPO 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국투자증권은 2건 이상의 딜을 성사시키며 저력을 보였다. 대신증권은 한텍 IPO(357억 원)를 주관해 3위를 기록했다.
IPO 전통적인 강자
NH투자증권(005940)과 KB증권은 각각 4위와 5위에 그쳤다. 양사의 주관실적은 각각 291억원, 138억원으로 이달 들어 각 1건의 대표 주관을 맡았다.
3월까지 ECM 시장은 작년보다 부진했다. 대형 딜 위주의 증권사들이 연초 순위를 유지했다. KB증권은 누적 IPO 실적 1위를 지켰지만, 2위 미래에셋증권과의 격차는 223억 원에 불과해 순위 예측이 어려워졌다
유상증자 누적 실적은 NH투자증권이 1위로,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관 참여로 선두를 굳힐 가능성이 크다.
3월은 연초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마무리되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불확실성 탓에 미뤄졌던 자금조달이 3월까지 이어져 작년보다는 발행량이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형 금융사의 리파이낸싱이다. 낮아진 시장금리를 노린 것으로 딜 주관 여부에 따라 순위가 달라졌다.
<IB토마토> 집계에 따르면 3월 DCM 주관실적 1위 자리는 NH투자증권이 가져갔다. 앞서 2월엔 KB증권에 막판 역전을 허용했지만, 3월엔 순위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넉넉하게 1위를 탈환했다. NH투자증권은 3월 한달간 총 16건, 1조2247억원의 주관실적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총 12건, 9223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이 총 10건 8815억원어치를 주관하면서 3위에 올랐다. 막판 순위역전은
현대해상(001450)이 발행한 8000억원 규모 후순위사채 주관이 갈랐다. 양사는 각각 3350억원 규모 실적을 현대해상 채권 주관으로만 쌓을 수 있다.
KB증권은 한화생명의 3000억원 규모 영구채, 1250억원 규모 메리츠금융지주의 영구채 발행을 주관했지만 4위에 만족해야 했다. 금융채 주관이 이어지면서 전통 강자인
교보증권(030610)도 일곱번째로 오랜만에 이름을 올렸다.
인수실적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총 14건, 7920억원으로 1위에 올랐고 이어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뒤를 따랐다. KB증권은 인수실적에서도 주관실적과 같은 4위를 기록했다.
3월 진행된 대형 금융사의 채권 발행으로 누적 순위에서도 변동이 있었다. NH투자증권은 KB증권을 제치고 주관과 인수 실적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키움증권도 KB손해보험의 6000억원 규모 후순위사채 주관과 인수 참여로 삼성증권을 제치고 두 곳 모두 6위를 기록했다.
2025년 1분기 M&A 시장은 지난해 딜 가뭄을 딛고 훈풍을 맞았다. 대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활발해진 결과다.
<IB토마토>가 집계한 2025년 1분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잔금납입이 완료된 거래완료 건 기준 자문 분야에선 회계자문은 삼일PwC가 1위를 차지했다.
삼일PwC는 지난 1분기 5조5669억원의 회계자문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2042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삼일PwC는 한온시스템의 매각 건에서 매각자인 한앤코 측 회계자문을 맡았다. 이 외에도 LS전선 미국법인 매각건, 엠캐피탈 매각 건등 시장의 주요 딜에서 실적을 쌓았다.
뒤를 이어선 삼정KPMG가 4조6672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삼정KPMG은 삼성SDI 편광필름 사업부 매각과 LG화학 편광판 사업부문 매각 관련 자문을 맡았다.
재무자문에선 삼정KPMG가 삼일PwC를 제치고 선두에 섰다. 삼정KPMG는 건수 자체로는 13건으로 28건을 진행한 삼일PwC에 밀렸지만 규모면에서 2조4333억원을 기록해 순위를 앞질렀다.
삼정KPMG는 두산 FCP사업부 매각건을 비롯해 대기업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자문했다. 삼일PwC도 SK엔펄스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 사업부 매각을 맡았지만 2조3464억원 주관에 그쳐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뒤를 이어선 딜로이트 안진이 3051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딜로이트 안진은 이번 분기에선 대기업 포트폴리오 재조정보다는 골프장 매각을 비롯한 자산 매각에만 참여해 실적을 쌓았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이 엘루비셈 매각 건 재무 자무에 참여하면서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렸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