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캐피탈, 신종자본증권 또 발행…PF 손실에 '차환 카드'
모회사 신한금융지주 지원으로 1000억원 사모 발행
PF 구조조정서 4분기 손실 발생…충당금 적립률 저하
공개 2025-03-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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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한캐피탈이 모회사인 신한지주(055550)를 대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한다. 이번 발행은 기존 채권의 리파이낸싱(차환)을 위한 조치다. 자본성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상환 대신 차환을 택한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과정에서 손실 규모가 커지며 자본 완충력 강화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대상 사모 신종자본증권 차환 발행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을 사모 발행한다. 대상은 자사 지분율 100%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다. 조달한 자금의 사용 목적은 채무상환이다.
 
자본성증권인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회사채(여신전문금융사채)와 달리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통상 중도상환 콜옵션으로 5년을 설정하지만 명목상 만기가 30년이기 때문에 영구채 성격을 지닌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이번 발행은 지난 2020년 4월 내놨던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의 5년 콜옵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기존 것을 상환하고 다시 차환하는 목적이다. 신한캐피탈은 현재 신종자본증권 잔액이 3500억원이다. 2020년과 2021년 신한금융지주에 각각 1000억원, 1500억원을 사모 발행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도 1000억원을 따로 펴냈다.
 
자본총계(지난해 말 기준 2조2524억원)에서 신종자본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5.5%로 나온다. 신종자본증권 물량이 많으면 자본의 질적인 측면에서 평가가 절하되는데, 이자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차환 부담도 따라서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긴 만큼 발행금리가 높은 편이다. 이번 건은 4.5%~4.8% 정도로 예상된다. 반면 최근 발행한 공모 회사채의 경우 2.9%~3.0% 범위다. 게다가 사모는 공모보다 금리가 더 높게 책정된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이자가 매 분기 30억원가량 발생했으며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95억원 인식했다.
 
PF 구조조정 과정서 순손실…손실 흡수력 제고 필요
 
신한캐피탈이 여러 부담에도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는 배경에는 부동산 PF에 대한 자본완충력 제고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4분기 부동산 PF 문제로 –357억원 분기 순손실을 냈다. 순이익 규모가 3분기 1526억원에서 4분기 결산 1169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본 관리로 완충력을 키우면 손실흡수나 충당금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이번에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은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의 PF 사업성 평가 이후 4분기 들어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실채권에 대한 상각이나 경·공매 과정에서 손실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자본완충력 하락을 방어해야 하는 시점으로 풀이된다.
 
신한캐피탈 이사회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로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선제적 자본 관리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차환 발행한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진=신한캐피탈)
 
신한캐피탈은 신용등급 AA-급 캐피탈사 중에서도 부동산 PF 양적·질적 리스크가 큰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기준 부동산 PF 규모는 2조3057억원으로 영업자산의 19.8% 수준이다. 본PF 대출이 1조1352억원, 브릿지론이 1조1705억원으로 브릿지론 리스크가 있다. 변제 순위 측면에서 중·후순위 비중도 각각 55%, 37%로 높다.
 
부동산 PF 부문의 건전성은 ▲연체율 5.4% ▲요주의이하여신비율 33.0% ▲고정이하여신비율 15.0% 등이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50.2%로 크게 떨어지고 있던 상태다. 그 결과 자산건전성 항목의 개별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낮게 책정되고 있다.
 
부실채권 구조조정은 지난해 4분기 업계 전반적으로 한차례 크게 진행됐는데, 추가적으로 다뤄야 할 물량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캐피탈은 대손준비금 전입액도 업계서 가장 많았던 곳이라 우려가 더 크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금액이 1513억원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1046억원)보다 많아 조정순이익이 마이너스(-)로 잡히기도 했다. 대손준비금은 국제회계기준(IFRS) 기반 대손충당금과 금융당국 요구 충당금 차액이다. 그만큼 충당금 관리나 자본완충력 제고 필요성이 높다는 것이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속도감 있게 부실한 자산을 정리하고 구조화하면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하락했다”라며 “매각 외에 대규모 상각도 진행해 종합적 효과로 건전성이 개선됐고, 올해도 전사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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