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흑자 없는 6년에 현금은 바닥…신사업이 반전카드 될까
'당박사쌀' 출시 후 공기청정기 사업 확장 드라이브
매출액 규모 900억원 안팎 정체에 순적자 지속
현금창출력도 지속 악화…외부 자금 조달 부담
공개 2025-03-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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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염모제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동성제약(002210)이 잇따른 신사업 진출을 통해 경영 위기 돌파에 나선다. 동성제약은 수년째 매출이 정체되고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현금창출력마저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다. 외부 자금 조달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만큼 신사업의 성패가 회사의 생존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동성제약은 지난해 말 당뇨 전용 쌀을 출시하며 신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데 이어 올해는 기존 신사업인 ‘공기청정기’ 부문을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동성제약)
 
쌀부터 공기청정기까지…신사업 드라이브 본격화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이달 3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공기청정기 제조 및 판매, 수출입업'을 정관의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직접 기기를 생산해 본사업 이익률을 증대시킨다는 목표다. 동성제약은 지난해부터 신사업으로 공기청정기 판매를 시작했고,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기기를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동성제약은 지난해 2월 주방 전용 공기 정화 장치 ‘동성 에이제로(A-ZERO)’ 브랜드 홈페이지를 오픈한 바 있다. 에이제로는 주방 공기 전용 특허를 획득해 급식실 발암물질 ‘조리흄’ 저감 기술을 제공하는 공기살균청정기다. 3단계 VOC(휘발성 유기 화합물) 프리필터와 오염 공기 상부 흡입, 하부 배출 방식을 사용해 공기 중의 부유 물질 제거와 공기 정화, 살균, VOC, 악취 제거가 가능하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에이제로는 전국 대리점을 통해 공급하고 있으며, 작년 한 한 해 약 200여 대의 공급실적을 달성했고, 올해 목표는 60억원"이라며 "이번 사업목적 추가로 동성에서 직접 기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 본사업의 이익률을 증대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성제약은 지난해 12월 혈당 상승 방지 특허 기술이 적용된 '당박사쌀'을 선보이며 당뇨 시장에도 진출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 쌀과 달리 제약사 개발 제품으로써 전국 약국을 통해 유통되며, 소비자의 혈당 관리를 돕는 약사의 건강 멘토 서비스도 제공된다. 회사는 당박사 브랜드의 목표 매출을 20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입점 약국은 올해 1만5000처를 목표하고 있다. 아울러 비타민, 즉석밥, 환 등 당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당박사 포트폴리오 구축을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현금창출력 '제로'…차입에 의존하는 재무구조
 
동성제약이 신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최근 몇년간 매출이 정체되면서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성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6억원 적자로 전년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도 전년 21억원에서 73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다.
 
최근 6년간 동성제약의 연간 매출은 900억원 안팎에서 정체돼 있다. 2019년 865억원에서 2022년 933억원까지 늘었지만, 이후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수익성 지표인 당기순이익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내수 부문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줄고 있다. 내수 매출은 2022년 870억원에서 2023년 731억원, 지난해 701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수출 부문은 2022년 73억원에서 지난해 191억원으로 확대되며 내수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몇 년간 해외 수출 비중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수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수익성과 시장성 있는 신제품 론칭을 통해 내수시장도 선장시켜나갈 계획이다. 동성제약의 전통적인 사업인 OTC, ETC, 염색약 사업도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성 악화가 현금창출력에도 직격탄을 날렸다는 점이다. 동성제약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영업활동만으로는 현금을 벌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외부 차입에 의존해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35억원에 달했고, 이로 인해 장단기 차입금은 총 358억원까지 늘어났다. 그 결과 부채비율은 175.3%로 치솟았으며, 이자비용도 2022년 22억원에서 지난해 37억원으로 68.1% 급증했다. 유동비율 역시 2019년 196%에서 지난해에는 88.57%로 떨어지며 재무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31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더욱이 회사는 지난달 14일 2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또다시 외부 자금을 유치했다. 그러나 이 중 절반은 기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에 쓰일 예정이라 수익 개선보다는 빚으로 빚을 막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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