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증권(001510)이 수익성 악화와 자본적정성 저하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비우호적인 금융 환경 속에서 IB(투자은행) 부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며 전반적인 영업수익성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PF 충당금 부담과 투자자산 회수 지연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자본완충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수적인 자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SK증권)
10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K증권은 비우호적인 업황과 대손비용 확대로 수익성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상품운용 및 IB부문 수지가 감소하면서 영업순수익은 전년 동기(2194억원) 대비 감소한 1484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결과 등에 따른 PF충당금 적립 부담(432억원)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 272억원의 누적순손실을 냈다.
2023년에는 판관비 절감 노력에 힘입어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이 개선됐지만, 지난해 들어 영업순수익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3분기 누적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은 103.3%를 기록하며 크게 저하됐다.
부동산 PF 익스포저의 건전성 저하로 2024년 9월 말 요주의이하자산이 2311억원으로 2022년 말(626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순요주의이하자산/자기자본 비율이 26.8%(2022년 말 3.5%)로 크게 상승했다.
인정자본 차감 및 순손실 시현에 따른 영업용순자본 감소 영향으로 지난해 9월 말 수정NCR 및 순자본비율은 각각 221.2% 238.4%를 기록하며 전년 말(각각 213.3%, 281.1%) 대비 하락했으며, 조정레버리지배율은 전년 말(4.8배) 대비 상승한 5.1배를 기록했다.
SK증권은 또 2019년 이후 이어진 자산운용사 지분취득, 캐피탈콜을 통한 PEF 출자, MS저축은행 인수, 자기주식 취득이 자본완충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이후 수정 NCRdl 250% 미만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2023년에도 보완자본 인정금액 차감, 이익 규모 감소 및 배당금 지급으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됐다.
윤민수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SK증권의 수익성 저하로 이익유보가 제한적인 가운데, 투자자산 회수 지연 가능성을 감안할 때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지난해 9월 말 PF익스포저(우발채무+대출채권)는 1894억원(자기자본 대비 33%)로 양적부담은 크지 않다. 하지만 PF익스포저 중 브릿지론 비중은 22%, 변제순위 상·중·후순위 비중이 79%로 질적위험이 높은 점은 부담요인으로 보인다. 본 PF 전환 지연으로 브릿지론 부실위험이 가중되고 있고, 본 PF의 경우 중후순위 및 아파트 외 비중이 높아 건전성 저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SK증권은 2023년 증시회복과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실적이 회복되고 금리 안정화로 운용부문의 변동성도 완화됐지만, PF 시장 위축으로 IB부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점진적인 시장금리 하락이 예상되지만, 절대적인 금리수준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비우호적인 금융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다.
윤민수 수석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증시 불확실성이 내재하고 있고, 부동산 개별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IB실적 하방압력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PF 및 해외부동산 익스포저 손실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점도 영업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