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모터스, 실적 성장에도 유동성 부담 확대…투자 리스크 부각
2020년 흑자 전환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성장
북미·유럽 투자로 FCF 악화
지난해 3분기 FCF 814.6억원 적자 기록
공개 2025-03-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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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인 삼보모터스(053700)가 지속적인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로 인해 유동성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북미 시장 확장을 위한 생산설비 투자로 인해 투자금 유출이 지속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 악화를 초래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말 유동비율이 적정 기준(100%) 아래로 떨어지며 투자 확대와 현금흐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장과 재무안정성 사이에서 삼보모터스가 어떤 전략을 펼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삼보모터스)
 
안정적 수익구조 기반으로 꾸준히 ‘외형 성장’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보모터스는 2019년 적자를 낸 뒤로 지난해까지 꾸준히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0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삼보모터스는 2020년 162.2억원으로 흑자전환해 2022년에 200억원 이상(240.5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고 2023년에는 이보다 두배를 넘는 516.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3분기 역시 67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417.8억원) 대비 62.39%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증가는 유럽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 판매 증가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삼보모터스의 전체 매출액(1조1775억원) 가운데 30.47%(3588억원)가 유럽에서 나왔다. 특히 삼보모터스의 체코법인 PCZ는 3분기 영업이익 415억원(전체 이익의 61.11%)을 기록, 전년 동기(168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147.02%나 증가했다.
 
이 외에도 삼보모터스는 현대차그룹과의 오랜 거래 관계를 바탕으로 점진적 외형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로부터 범퍼 등 플라스틱 내외장재 수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는 자동변속기 플레이트(Autopart)와 연료계통 파이프(Pipepart)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가운데 현대차 스틸파이프의 60~70%를 공급하는 핵심 업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기반해 주요 재무지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300%(299.27%)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2021년 235.95%로 60%포인트 이상 개선돼 2022년 227.72%, 2023년 225.28%, 지난해 3분기 209.07%로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분기 유동비율 86%…투자와 성장 사이 ‘균형’ 필요
 
다만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며 회사의 유동성은 다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삼보모터스는 2021~2022년 당진공장 건설 및 시설 투자에 약 6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2023년에는 멕시코 2공장 건설에 약 40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멕시코 신공장 건설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며 유럽에 이어 북미 생산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활동으로 빠져나가는 자금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2023년 3분기 -1076.9억원이었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1459.2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35.50%)으로 증가했다. 투자금이 지속해서 필요한 상황에 놓이자 회사는 은행 차입 등 재무활동을 통해 투자금을 유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보모터스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601.3억원으로 전년 동기(1086.6억원) 대비 줄었지만 여전히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큰 상태다. 삼보모터스는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만 1427.6억원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무형자산까지 합하면 1438.3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1008.7억원) 대비 42.58%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CAPEX를 제외한 FCF는 지난해 3분기 814.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FCF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활동현금으로는 투자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회사가 돈을 꾸준히 벌어들이면서도 이익 규모보다 투자금으로 나가는 돈의 규모가 더 큰 상태가 지속되자 유동비율 역시 적정기준 이하로 떨어졌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전년비 축소되며 부채비율이 회복된 것에 반해 유동비율은 85.79%로 전년 동기(99.44%) 대비 13.65%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금으로 쓰는 일은 줄었지만, 늘어난 영업이익과 잉여자금 대부분을 투자금으로 사용해 유동성이 떨어지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IB토마토>는 삼보모터스 측에 향후 남은 투자 계획과 자금조달 방안, 북미 설비증설로 인한 실적 가시화 시점 등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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