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전국 주유소들을 주로 운용하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357120)츠(이하 코람코리츠)의 포트폴리오 전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보유 주유소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단기 영업실적 상승 성과를 기록한 것이다. 또한 이에 따라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걷던 배당 확대에도 나섰다.
서초 마제스타시티 타워1 전경.(사진=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주유소 본격 처분…지난해 5건 매각 성사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람코리츠는 제9기 사업연도(2024년 6~11월) 영업수익 484억원, 영업이익 3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수익 340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을 기록한 제8기(2023년 12월~2024년 5월) 대비 대폭 성장한 수치다.
이 기간 큰 폭의 영업수익 성장에는 보유 부동산 매각과 평가 가치 상승이 큰 영향을 끼쳤다. 제8기 19억원에 불과했던 코람코리츠의 매각예정자산처분이익은 제9기 132억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평가이익 역시 10억원에서 36억원으로 늘었다. 임대료수익(290억원→288억원)과 관리수익(13억원→13억원) 등은 전기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코람코리츠는 지난 2020년 8월 전국 160여개 HD현대오일뱅크 직영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라는 이름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이후 코람코리츠는 주유소 자산 비중을 줄이고, 오피스 등 자산 비중 확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전환 노력을 지속해 왔다. 특히 지난해 주유소 자산 매각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코람코리츠 이사회는 △중앙로셀프(88억원) △삼천리 주유소·신철원 주유소(41억원) △목감동 주유소·토지(200억원) △군자셀프 주유소(25억원) △안산 와동(32억원) 등 주유소 자산의 매각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제9기 사업연도 중 이뤄진 주유소 매각 대금이 영업수익에 반영되며 실적 성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지난해 말 추가 주유소 매각에도 나섰다. 지난해 12월 코람코리츠는 부동산플래닛, 오스카앤컴퍼니, 쿠시먼앤웨이크필드 등 3곳을 매각 공동주관사로 선정하고 주유소 13곳에 대한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배당 확대’로 주주환원 본격화…주가는 여전히 ‘바닥’
코람코리츠의 최근 3년간 평균 현금배당수익률은 4.10%, 5년간 평균 수익률은 3.86%에 불과했다. 실제 지난 제7기 사업연도에는 148억원을 배당했고, 당시 현금배당수익률은 3.09%였다. 제8기에도 148억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수익률은 3.48%를 기록했다.
코람코리츠는 제9기 사업연도 들어 배당을 크게 확대했다. 전기 보통주 1주당 168원이던 현금 배당금은 249원으로 증가했다. 총 현금배당 규모도 기존 148억원에서 242억원으로 63.5% 늘었다. 이 기간 현금배당수익률은 5.58%를 기록했다.
코람코리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주유소 자산 매각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활용, 주주환원을 확대했다”면서 “올해 역시 오피스,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투자 플랫폼’으로의 행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리츠는 지난 2020년 상장 당시 영업수익의 90.4%가 주유소 자산과 관련해 발생했고, 리테일 자산에서 나오는 영업수익은 9.6%에 불과했다. 그러나
삼성증권(016360)이 추산한 지난해 주유소 자산의 영업수익 비중은 51%까지 감소했고, 물류와 오피스·숙박 부동산 비중이 각각 약 20%를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코람코리츠는 지난해 △아늑호텔 서울홍대점(122억원) △라포르테블랑 서현 제2주차장(100억원) △서초 마제스타시티 타워1(230억원) 등 다양한 부동산을 신규 자산으로 편입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 서초 DF타워 우선주 790만주를 381억원에 매입하기 위한 유상증자도 흥행을 기록했다.
다만 코람코리츠의 주가는 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공모가 5000원에 상장해 2022년 4월 주가가 7354원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1월 제9기 사업연도의 배당기준일 도래 시점에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배당락이 발생하면서 배당기준일(2024년 11월26일) 4615원이던 주가는 12일 현재 13.2% 낮은 4005원으로 마감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유상증자 흥행으로 올해 예정된 6950억원 규모 담보대출의 만기에도 ‘배당컷’ 하락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근 주가 하락은 수급 요인 외에도 주유소 리츠에서 멀티섹터 리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이 모호해진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